나는 올레길을 걷고 있다 / 연재 수필
게스트하우스는 표선읍 중심가에 자리 잡고 있어 도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며칠을 해가 지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칠흑 같은 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네온사인 광고판들이 방 창문을 통해 슬그머니 흘러 들어왔다. 밖은 아직도 대낮처럼 밝았지만, 내일은 코스가 길어 새벽 일찍 출발해야 했다. 저녁 식사하면서 시원한 맥주를 몇 잔 마셨더니, 종일 뜨거운 햇볕에 힘들었는지 눈까풀이 점점 무거워 왔다.
가을 날씨가 오후에 30도를 넘나드는 더위로 새벽에 일어나 표선해수욕장 인근의 제주올레 안내소에서 시작점 스탬프를 찍었다. 당케포구 잔디광장의 푸른 잔디 위로 아침 햇살이 내려앉았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파도치는 소리에 머리가 맑아지면서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바다의 갈매기들이 분주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해비치호텔 앞으로 나 있는 숲길을 따라 걸으며, 바람이 가볍게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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