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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Dec 20. 2021

15권 코너에 몰린 그리스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15권


14권에서 헤라가 제우스를 잠재워서 포세이돈이 마음껏 그리스군을 지원하여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부상을 입고 쓰러지기까지 했다. 15권에서 다시 제우스가 잠에서 깨어나 트로이 전쟁을 본인이 의도한 그림대로 그려가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제우스


헤라의 속임수로 잠들었던 제우스가 깨어나 보니, 포세이돈이 전쟁터를 누비며 그리스군을 돕고 있고 헥토르는 부상을 입고 벌판에 쓰러져 있다. 이를 본 제우스가 화가 나서 헤라에게 호통을 친다. 이 모든 게 헤라의 계략이라며 이전에 자기에게 벌을 받았던 일화를 상기시킨다. 헤라를 매질하겠다며 일전에 헤라클레스를 괴롭혀서 헤라를 벌준 일화를 말하는데, 제우스가 헤라에게 벌을 준 방법이 나온다. "그대의 두 발에 큰 돌을 매달고, 손목에는 감히 아무도 못 끊을 금족쇄를 채워 그대를 높이 매달았던 일을 그대는 벌써 잊었는가? 그대는 구름과 맑고 높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고, 어떤 신들도 그대를 풀어줄 수 없었소." 부부 사이에 이럴 수가.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시절 부부 사이에 이런 abuse가 종종 있었다. 이를 모면하려고 헤라가 스틱스 강에 맹세를 하며 말하기를, '포세이돈이 트로이를 공격하는 것은 자기와 아무런 상관이 없고, 포세이돈이 불필요한 간섭을 하고 있다'며 발뺌을 단단히 한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맹세까지 할 필요야 있을까 싶다. 정직의 윤리를 찾아볼 수 없다. 태연하게 하는 장면이 재미있다. 



제우스가 밝힌 전쟁의 큰 그림


제우스는 헤라의 변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리스(무지개 여신)와 아폴론을 데려오라고 말한다. 이리스(Iris)의 역할은 포세이돈에게 가서 전쟁에서 물러나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전달하는 것이고, 아폴론(Apollo)의 역할은 헥토르를 격려하고 다시 용기를 북돋게 해서 싸움에 나가게 하는 것이다. 아내 헤라가 제우스 편이라고 안심을 시키자 제우스는 마음의 무장을 해제하고 트로이 전쟁에 대한 모든 계획을 다 쏟아놓는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다음과 같다. 1 트로이군이 아킬레우스 함대까지 계속해서 밀어 부칠 것이다. 2 아킬레우스가 자기 대신 파트로클로스를 전쟁터로 보낼 것이다. 3 파트로클로스가 제우스의 아들 사르페돈을 죽일 것이고,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죽일 것이다. "파트로클로스는 내 아들 사르페돈을 포함하여 많은 젊은이들을 죽인 뒤 일리오스 앞에서 영광스러운 헥토르의 창에 죽게 될 것이오." 4 아킬레우스가 헥토르를 죽일 것이고, 종국에는 트로이를 멸망을 이끌 것이다. 헤라에게 마음이 활짝 열린 제우스는 테티스가 찾아와 탄원하여 약속한 일까지 다 털어놓고 말았다.


"테티스가 내 무릎을 안고 아킬레우스의 명성을 높여 달라고 애원하던 그날, 나는 약속을 하고 그 증거로서 머리를 숙인 바 아킬레우스의 소원 성취가 되는 날까지는 아무도 용서하지 않겠소."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가는 헤라


제우스는 헤라에게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가 무지개 여신 이리스와 궁수의 신 아폴론을 이다(Ida)산으로 보내라고 한다. 헤라는 뒤도 안 돌아보고 황급히 올림포스 산으로 가서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는 제우스의 의사를 전달한다. 올림포스 산에서 제우스가 없이 토론이 이어졌다. 제우스가 힘이 제일 세니 어쩔 수가 없다는 식으로 헤라가 말하면서 아레스의 아들 아스칼라포스(Ascalaphus)가 싸움터에서 죽은 일(13권에서)을 상기시킨다. 전쟁의 신 아레스가 이를 듣고, 전쟁터에 내려가서 그리스군을 싹 없어버리겠다고 일어서면서 '제우스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식으로 아들 복수에 나서겠다고 지상으로 내려가려 한다. 아테나 여신이 일어나 아레스를 말린다. "정신 나갔어? 미쳤어?" 말하면서 아테나는 아레스의 투구와 갑옷을 벗기고, 손에 든 창을 빼앗아서 창꽂이에 꽂는다. 아버지 제우스가 화나면 트로이 전쟁보다 더 큰 문제가 올림포스 산에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한때 우리나라도 아버지가 화나면 온 엄마와 아이들이 공포에 떨었던 적이 있는데 그런 가부장적인 그림이 떠오른다. 헤라는 무지개 여신 이리스와 아폴론에게 제우스가 찾고 있으니 빨리 가보라고 말한다. 이리스와 아폴론이 제우스가 있는 이데 산으로 서둘러 떠난다.



이리스와 아폴론, 제우스의 미션


이리스는 포세이돈을 전쟁터에서 물러 나도록 하고, 아폴론은 부상입은 헥토르를 회복하여 선봉장이 되게 한다. 제우스가 임무를 지시한다. 이리스는 포세이돈에게 가서 전쟁에서 손을 떼라고 명한다. 포세이돈이 격분한다. 포세이돈은 제우스와 자기는 형제지간이고 '함부로 나에게 하라 마라 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고 대답한다. <일리아스> 15권 이 장면에서 제우스가 포세이돈보다 연장자라고 나오는데 나는 이해가 안 간다. 원래는 포세이돈과 하데스 등이 연장자였는데 아버지 크로노스가 그들을 삼키고 있는 것을 동생 제우스가 꺼내 준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령 이리스는 충실하게 화가 난 포세이돈을 달래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목적을 달성한다.


무지개 여신 이리스 : "대지의 신 포세이돈이시어! 완강한 말을 그대로 전할까요? 아니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으시겠어요? 고결한 분은 너무 뻣뻣하지 않은 법이니까요 Sensible people are open to argument. 복수의 신 에리네스(Erinyes)는 항상 연장자 편이니까요."


포세이돈 : "이리스여! 그대의 말이 도리에 맞는 것 같소. Your words have been spoken in season. 전령이 분별력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오. It is well whena messenger shows so much discretion. 제우스가 노기를 띠고 꾸짖을 때마다 내 마음에 모욕감을 느낀다오. 내 몹시 분하기는 하나 이번에는 일단 양보하겠소."


제우스에게 미션을 받아 포세이돈에게 가는 이리스


제우스에게 미션을 받아 포세이돈에게 가는 이리스


다음은 아폴론이 제우스의 지시를 따른다. 벌판에 쓰러져 있는 헥토르에게 가서 용기를 북돋운다. 신의 격려를 받은 헥토르는 다시 트로이인들의 선두로 나간다.


자, 용기를 내거라. 크로노스의 아드님 제우스가 강력하게 후원하셔서 이다산에서 내려보내 그대를 돕고 지켜주도록 나 포이보스 아폴론을 보내셨다. 자, 그대는 수많은 전차병들에게 명하여 그들의 날랜 말들을 속히 빈 함선으로 몰고 가게 하라.



네스토르가 드린 기원


헥토르, 아이네이아스, 폴리다마스, 폴리테스, 아게노르, 파리스 등이 도망가는 그리스 장수들을 죽였고, 아폴론은 참호를 건널 수 있도록 둑을 발로 밀어서 흙으로 메우고 그 위에 다리처럼 길을 만들어서, 트로이인들이 방벽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참호와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그리스군들이 아우성치며 두 손을 들어서 기원한다. "제우스 신이시여, 우리가 바친 제물을 잊지 말아주소서. 오! 이 참혹한 운명을 벗어나 참패하지 않게 하소서!" 늙은 네리우스가 드린 기원에 대한 응답으로 제우스 신이 요란한 뇌성을 보냈다.


헥토르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병사들이 전리품을 챙기는 것이다. 전리품을 챙기면 전쟁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전리품을 챙기는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고 경고하고, 심지어 일가친척들이 장례식을 치르는 것도 금하고 개의 밥이 되게 하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트로이군은 방벽을 넘어 함선이 있는 곳까지 진격한다.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에게 달려가기 위해서 부상당한 에우리필로스의 막사를 떠난다. 


부상당한 에우리필로스와 대화하며 치료하고 있던 파트로클로스가 트로이군이 밀려들고 그리스군이 아우성치는 소리를 듣고서 두 손으로 자신의 허박지를 치며 아우리필로스에게 말한다. "에우리필로스여, 제가 절실히 필요하시겠지만, 싸움이 심각해져 더 이상 여기 머물 수가 없습니다. 종들이 당신을 잘 간호할 것입니다. 저는 아킬레우스에게 달려가 싸움에 나가도록 설득해야겠습니다. 친구의 부탁을 들어줄 것을 바라면서요."



헥토르를 발견하고 놀란 토아스


"내 눈앞에 기적이 일어났다. 헥토르가 달아났다가 다시 살아오다니!" 젊은 그리스 명장 토아스(Thoas)가 헥토르를 발견했다. 아이아스의 돌에 맞아 죽을 뻔한 헥토르가 다시 살아나 돌격해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다. 토아스는 아이아스, 이도메네우스, 테우크로스, 메리오네스, 메게스 등 가장 잘 싸우는 무사들을 부른다. 트로이군의 선봉에는 포이보스 아폴론이 헤파이스토스가 제우스에게 만들어준 방패를 들고 서 있다. 헥토르와 트로이군이 승리하는 것은 아폴론이 그리스군에게 공포를 심어주었기 때문이었다. 


테우크로스의 활 & 헥토르 보호하는 제우스


허벅지에 화살을 맞은 에우리필로스를 치료하는 파트로클로스도 그리스군이 쫓기는 아우성을 듣자 아킬레우스에게로 달려간다. 헥토르는 아이아스의 배 앞에서 아이아스와 싸우고 있다. 배를 빼앗고 빼앗기지 않으려는 싸움이다. 이 때 헥토르의 사촌 칼레토르(Caletor)가 배에 불을 지르려다가 아이아스의 긴 창에 찔려 쓰러졌다. 헥토르는 사촌동생을 구하라고 큰 소리를 친다. 칼레토르의 몸을 양쪽에서 서로 빼앗으려고 했는데 결국 트로이가 가져가게 되었다.


아이아스는 궁수 테우크로스를 불러 헥토르를 저격하라고 한다. 명사수 테우크로스가 헥토르를 죽이면 격전은 끝난다. 테우크로스가 몇 몇 트로이 장수들을 쓰러뜨렸으나, 헥토르를 겨냥할 때 제우스 신이 헥토르를 보호해서 테우크로스의 활줄이 끊어지게 만들었다. 제우스의 도움을 확실히 체험한 헥토르는 더욱 힘을 내서 트로이군을 격려해서 전진한다. 제우스와 아폴론 신이 헥토르와 트로이 편에서 싸우고 있다. 


"제우스 신의 강력한 손이 우리 가운데 역사하는 것을 볼 수 있소. 누구에게 승리를 주고 누구의 힘을 빼앗는지 쉽게 알 수 있는 일. 배를 향해 총공격하라! 화살이나 창에 맞아 쓰러지는 자는 그대로 두어라. 군인이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리스군이 그들의 나라로 물러가 버리면 그의 아내와 자식들은 무사히 살아 남고, 그의 재산과 집도 무사할 것이니 말이다!"


테우스크로스의 활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본 제우스가 트로이 편임을 알아차린다. 쓰러지는 동료들을 신경쓰지 말고 전진하여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아스가 이를 알고 최선을 다해 방어하고 있다. ,"너희들의 함대와 너희들의 병영을 사수하라!" 아이아스가 이리저리 깡충깡충 뛰면서 그리스군에게 호소한다. 마침내 헥토르가 배 한 척의 고물을 잡았다. 프로테실라오스의 배였다. 프로테실라오스는 테살리아 출신 장군으로 아킬레우스보다 먼저 트로이 땅을 밟아서 예언대로 가장 먼저 땅을 밟아서 헥토르의 창에 죽은 자이다. 접근전이 벌여져 도끼, 자귀, 칼, 창 등을 휘두르며 맞붙어 싸웠다.


 불을 놓아라! 함성을 울려라! 제우스 신이 승리를 주신다!


그리스 함선에 오른 헥토르가 외친다. 헥토르가 부하들에게 외친다. 제우스와 아폴론이 가세하여 돕는 트로이군들이 불을 들고 배에 오르는 것을 아이아스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창으로 적들을 막으면서 병사들에게 끝까지 싸울 것을 외친다. 


다나안 영웅들이여, 아레스 군신의 후예여! 장부의 면목을 보여라! 우리 뒤에는 성벽도, 도시도, 지원군도 없다! 눈앞에는 무장한 적군이 다가오고 뒤에는 바다가 가로막고, 고국은 까마득히 멀리 있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트로이의 벌판에 있다. 우리의 구원은 오직 우리 두 손에 달렸고 열심히 싸우는 것에 달렸다!


큰 분노로 창을 휘두르며, 트로이군이 불을 가지고 배에 오르는 것을 막으면서, 배 앞에서 아이아스 장군은 긴 창으로 12명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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