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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Dec 29. 2021

24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해소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24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호메로스의 서사시로서, 희랍어 알파벳 24개에 맞추어 24권으로 구성되었는데, <일리아스>가 <오디세이아>보다 분량이 3분의 1가량 더 많다. <일리아스> 1권과 24권이 짝을 이룬다. 1권에서 머리가 흰 노인 크리세스가 몸값을 가져와 딸 크리세이스를 돌려달라고 아가멤논 왕에게 요청해서 돌려주었고, 24권에서 머리가 흰 노인 프리아모스 왕이 몸값을 가지고 찾아와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요청한다. 1권이 아킬레우스가 분노해서 <일리아스>가 진행된다면, 24권에서는 아킬레우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그의 아버지에게 돌려줌으로 분노를 해소하는 대칭구조를 이룬다.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화장하고 추모 경기를 마친 날 저녁에도 아킬레우스는 계속해서 파트로클로스를 애도한다. 매일 아침이 되면 밀려오는 추억을 떠올리며 헥토르의 시신을 전차에 매달아 파트로클로스의 무덤 주위를 세 바퀴 돌았다. 이렇게 12일간 헥토르의 시신을 모욕하니까 올림포스 산의 신들도 논쟁이 벌어진다. 아폴론은 헥토르의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막아주었다.



신들의 안타까움과 헤라의 분노


신들은 헥토르의 시신이 모욕당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도둑의 신 헤르메스를 보내서 그 시신을 훔쳐 오자고 한다. 열두 번째 새벽이 밝았다. 신들이 3일간은 잠잠하다가 9일간은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헥토르의 시신을 이해할 수 있는데 9일간이나 더 지속되자 


아폴론이 아킬레우스로부터 그 시신을 구해주고 장례를 치르자고 했으나, 그러나 헤라와 포세이돈과 아테나는 아폴론의 의견에 반대한다. 처음인가? 처음으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인 '파리스의 심판'을 언급한다. 그 사건 이후로 아테나와 헤라가 트로이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이런 신들의 토론이 9일이나 지속된다. 헥토르는 언제나 신들을 존경했기 때문에 이제 신들이 그런 헥토르의 시신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아폴론이 주장한다. 헤라가 반대한다. 


헤라가 반대하는 근거는 아킬레우스는 어머니가 신이지만, 헥토르는 신의 아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제우스는 헤라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동시에 신들이 헥토르를 사랑하는 것에도 동의하면서 전령을 보내서 선택을 아킬레우스에게 맡기도록 한다.


테티스가 제우스의 뜻을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전달한다. 어머니는 신의 뜻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제우스가 무지개 여신 이리스를 올림포스 산으로 보내서 테티스 여신을 부른다. 테티스가 오자 제우스는 그녀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아킬레우스에게 가서 헥토르의 시신을 그의 아버지에게 돌려주라는 심부름이다. 그의 아버지가 아킬레우스에게 후하게 몸값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테티스가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아킬레우스에게 날아간다. 아들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얼마나 슬퍼할 것이냐, 제우스 신이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주라고 한다'는 신의 뜻을 전달한다. 아킬레우는 번민이 가득했지만, 자신의 슬픔을 극복하고 신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로 결정한다. '신들의 뜻을 거스르지 않겠다'고 어머니에게 말한다.


이리스 전령이 제우스의 뜻을 프리아모스 왕에게 전달하다


제우스는 이리스를 트로이에 보낸다. 프리아모스 왕에게 보낸 것이다. '홀로 그리스 함선에 헥토르의 몸값을 가지고 가서 시신을 가져오라'는 내용이다. '아킬레우스가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준다. 가장 지혜로운 트로이 사람이 가장 용맹한 그리스 사람을 만나게 된다. 프리아모스 왕은 많은 보물을 준비시킨다. 헤쿠바 왕비는 무모한 여정이라고 말리는데, 아들의 시신을 돌려받고자 하는 프리아모스 왕의 마음은 확고하다. 이제 늙은 몸인 자신의 목숨보다 아들의 시신을 구하는 것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헤쿠바는 신들에게 기도하고서 징표를 구하라고 조언한다.


"오, 아이다 산에 군림하신 우리의 아버지 신, 가장 위대하시고 영광되신 제우스 신이여! 아킬레우스가 저에게 친절과 동정을 보이도록 허락하소서. 그리하여 저 날랜 전령 신께서 어느 새보다도 가장 아끼시는 새 중 최강자(독수리)를 보내소서. 오른편으로 새를 보내 주시어 제 눈으로 그를 보고, 그로 하여금 저의 그리스 진영 여행을 신임케 하십시오!"


프리아모스 왕의 기도. 불안한 왕비 헤쿠바는 징표를 보여달라고 신에게 기도하자고 한다. 제우스는 독수리를 그들에게 징표로 보내주어서 안심을 시킨다. 트로이 왕이 그리스 군에게 간다는 것은 매우 상처받기 쉬운(very vulnerable) 상황이다. 헥토르가 죽은 이후 트로이가 약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리아모스는 헤카베에게서 19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죽고 살아남은 9명보다 죽은 헥토르를 더 소중하게 생각했다. 다른 아들들의 행실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말한다.


특별한 미션을 부여받아 프리아모스 왕을 돕는 헤르메스


프리아모스 왕이 자기 늙은 시종이 끄는 전차를 타고 아킬레우스에게 떠난다. 제우스는 전령 헤르메스(머큐리)를 트로이로 보내서 프리아모스 왕의 안전한 여정을 책임지게 한다. 헤르메스는 지팡이를 들고 나가서 젊은 귀공자의 모습으로 변신하고, 말과 노새들에게 물을 먹이며 쉬는 프리아모스 왕의 마차에 접근한다. 시종 이다이모스가 그 모습을 보고 겁을 먹는다. 혹시 젊은이에게 봉변을 당할까 걱정한 것이다. 노왕도 의심스러워서 젊은이가 누구인지를 묻자, 헤르메스가 아킬레우스의 시종이라고 말하며 헥토르의 시신이 훼손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헤르메스는 프리아모스왕의 마차를 아킬레우스의 대문까지 안내한다. 헤르메스는 프리아모스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도록 보호하고  보초를 잠재우고 셋이서 열어야 할 빗장을 열어서 아킬레우스의 진영까지 들어가도록 돕는다. 발각되거나 살해되지 않도록 도운 것이다. 미션을 완수한 헤르메스는 노왕에게 본인은 같이 들어가지는 않고, 홀로 직접 아킬레우스를 만나야한다며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갔다. 


"대왕이시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불사의 신 헤르메스입니다. 아버지께서 그대를 인도하라고 나를 보내셨습니다. 나는 곧 돌아가야 하고, 또 아킬레우스한테 나타날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불사의 신을 맞는다면 놀랄 만한 일이겠지요. 들어가서 그의 무릎을 잡고 그의 양친과 자식의 이름을 빌어 마음이 움직이게 간청해 보시오."


아킬레우스의 막사 앞까지 프리아모스 왕을 안내하고 떠나기 전에 헤르메스가 한 말이다. 프리아모스 왕이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두 손에 입을 맞춘다.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탄원하는 프리아모스 왕


프리아모스가 아킬레우스의 숙소에 들어서서 무릎을 꿇고서 그의 두 손에 입 맞춘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이 죽인 헥토르의 아버지가 나타나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프리아모스 왕은 자신을 낮추어 아들을 죽인 원수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간청한다. 노왕은 헤르메스 신이 조언한 것처럼,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를 상기시키면서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오, 아킬레우스여. 신을 두려워하시고 그대의 아버지를 생각하시어 나를 불쌍히 여기십시오. 나야말로 정말 불쌍한 자랍니다. 이 세상 사람 중 어느 누구도 해 본 적이 없는 일까지 참고 견디며 하고 있습니다. 내 아들을 죽인 사람의 손을 들어 입술로 어루만지는 일까지 말이오. "


아킬레우스 앞에 무릎을 꿇고 탄원하는 프리아모스 왕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 왕의 겸손하면서도 용기있는 행동과 그가 한 말에 감동했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의 아버지에게서 자신의 아버지를 보았다. 친구를 잃은 자신의 슬픔과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이 서로 같은 처지임을 깨닫고 둘은 울기 시작한다. 아킬레우스는 자신의 아버지 펠레우스가 이제 다시는 자기를 볼 수 없으리라고 말하며 슬퍼한다. 그가 이 전쟁에서 죽게 될 운명임을 알기 때문이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 왕을 보면서 자신의 죽음이 아버지에게 어떤 충격을 줄지를 볼 수 있었다.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그런 감정에 감동하여, 친구의 복수로 헥토르의 시신을 모욕하려던 결단이 흔들렸다. 그가 노왕에게 일어나 앉으시라고 권하지만, 노왕은 앉기를 거부하고 지금 당장 몸값을 받고 아들의 시신을 돌려주기를 간청한다. 


원수와의 식사. 아킬레우스는 이마를 찡그리며 이미 신의 뜻을 접했으니 너무 보채지 말라고 말하며 저녁식사를 차리도록 시중들에게 시킨다. 특이한 장면이다. 원수와 식사를 하다니. 아킬레우스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더구나 '제우스의 뜻'을 이미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은 그의 분노를 누그러뜨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밖에서는 몸값으로 가져온 헤아릴 수 없는 선물들을 옮기되 헥토르의 시신을 쌀 시트와 겉옷은 남겨두게 하였고, 헥토르의 시신을 씻고 기름을 바르도록 시녀에게 시켰다. 이 장면은 입관식을 생각나게 했다. 흉한 모습은 없애고 시신을 씻고 단장해서 마지막 이별하는 모습을 유족들에게 보이도록 준비하는 모습이다. 아킬레우스가 파트로클로스에게 양해를 구한다. 그가 친구의 죽음에 대한 완전한 복수를 결심했으나 지금 그 시신을 아버지에게 돌려주는 것에 대하여 친구에게 미안했던 것이다. 죽은 친구에게 적절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자신의 약속이 변경되었음을 설명한다. 


이렇게 시신을 깨끗하게 처리한 후에 걱정하지 말고 만찬을 들자고 노왕에게 제안하면서 '슬픈 나오베 신화'를 이야기한다. 6명의 아들과 6명의 딸을 레토의 아들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에게 살해당했는데도 그녀도 때가 되면 식사를 했다고 말한다. 양 바비큐와 빵을 먹으면서 노왕은 원수의 목전에서 배를 채운 후에 말한다. 아들이 죽은 이후로 "이제까지 아무 것도 입에 대지 않았다"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푸짐하게 먹고 술로 목도 축였다고 하며, 이제 잠 좀 자야겠다고 말한다. 


노왕이 잠자기 전에 중요한 의논을 한다. 헥토르의 장례식이 며칠 걸리는지를 아킬레우스가 묻는다.


"헥토르 왕자의 장례식을 치르도록 기꺼이 허락해 주신다면 깊이 감사하여 마지않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도시가 복잡하고 또 산에서 나무를 베어 올라 해도 거리가 멀 뿐더러 사람들이 매우 겁이 많습니다. 지금 계획으로는 9일 동안 집에서 애도를 하고 10일째는 그 애를 매장하고 조상객들을 접대한 후 11일째는 봉분을 만들 생각이오. 그리고 나서 12일째부터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다시 응전할 생각이오."


헥토르를 위한 애도와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는 12일 정도 걸린다고 말하자, 아킬레우스가 동의한다. 아킬레우스는 12일간 '휴전', 즉, 군사들의 공격을 막겠다고 말한다. 



헥토르에 대한 애도와 장례식


프리아모스 왕이 적진 아킬레우스의 진영에서 잠이 들었다. 헤르메스가 고민에 빠졌다. 프리아모스 왕을 다시 안전하게 트로이로 돌아오게 해야하기 때문이다. 헤르메스가 잠든 프리아모스 왕에게 나타나 그를 깨우면서 지금 떠나자가 말한다. 헤르메스가 설득한 말 가운데, "지금 엄청난 몸값을 지불하고 헥토르의 시신을 가져가는데, 프리아모스 왕께서 발각되어 잡히면 헥토르의 몸값의 세 배를 지불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듣자 노왕이 깜짝 놀라 자리에 일어나 채비를 하고 진영을 빠져나온다. 크산토스 강의 얕은 물에 다다르자, 헤르메스가 안심하고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갔다. 


새벽이다. 아프로디테처럼 아름다운 카산드라(Cassandra)가 버가모(Pergamus)에 서 있다가 아버지가 헥토르의 시신을 모시고 돌아오는 것을 목격하고 통곡하며 이 소식을 도성에 알린다.


"나오시오, 트로이의 온갖 선남선녀들이여! 헥토르를 보시라! 오시라, 일찍이 그가 생전에 전선에서 돌아오는 것을 환영했듯이, 트로이 성과 모든 백성들의 영광이 돌아오는 광경을 기뻐하러 나오시오!"

아버지가 돌아오는 것을 제일 먼저 목격한 카산드라가 한 말이다. 트로이 성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애도하기 시작한다. 아내 안드로마케, 어머니 헤쿠바, 헬레나가 차례로 헥토르의 용기와 친절함을 찬양하며 애도한다. 


"헥토르, 당신은 부모님들께 말로는 형언할 수도 없는 큰 슬픔과 불행을 가져다 드렸답니다! 하지만 당신은 누구보다도 저에게 가장 큰 슬픔을 남겨놓으셨습니다. 임종시 저에게 손 한 번 안 내밀어 주셨고, 눈물 속에서도 밤이나 낮이나 간직할 소중한 말씀 한마디도 안 해 주셨으니 말이에요!" 


아내 안드로마케가 애도하며 한 말이다. 


"헥토르여, 내 가장 사랑하는 아들아, 내 가장 아끼는 생명아! 살아 생전에는 신들도 몹시 아껴주시더니 죽은 지금에 있어서도 돌봐주시는구나. 아킬레우스는 나의 다른 아들들도 생포하여 불모의 바다 건너로 모두 팔아넘겼단다. 하나는 사모스 섬으로, 하나는 임브로스 섬으로, 또 하나는 안개가 자욱한 렘노스 섬으로 말이다."


헥토르의 어머니 헤쿠바 왕비의 애도하며 위와 같이 신세을 한탄했다. 전쟁의 원인이 된 헬레나의 애도하는 말속에서 헥토르의 친절함과 자신이 트로이에서 겪을 괄시천대를 엿볼 수 있다.


"헥토르 님이여, 모든 시아주버니 중 가장 아끼시던 태자님이여, 가장 존경하던 장군이여! 정말로 제 낭군은 저를 트로이 땅으로 데려온 알렉산드로스입니다만 제가 먼저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제가 조국을 떠나 이 곳에 온 지도 20년이 지났지만 시숙님으로부터 불친절하거나 경멸조의 말을 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간혹 다른 분들이 시누이님들이나 다른 시숙님들, 동서님들이나 시어머님께서 시아버님께서는 늘 친아버님처럼 친절하셨지만 절 나무라시기라도 하면 시숙님께서는 관대한 마음과 온화한 말로 그 분들을 책망하시어 말리시곤 하셨습니다. 그러하셨던 시숙님 때문에 그리고 불행한 저 자신 때문에 이토록 통곡합니다. 더욱이 저에게 친절이나 호의를 베풀어 주실 분은 이제 이 넓은 트로이의 어디에도 없고 모든 분들은 전부 저에게 진저리를 치니 말입니다. "

 

헥토르를 애도하며 트로이 전쟁의 중요한 원인이었던 헬레나가 말했다. 


11일간의 애도기간이 끝나고 장례식을 거행했다. 아킬레우스와 달리, 헥토르는 신 같은 모습이 덜하고 보다 인간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등장한 네 여인 - 카산드라, 안드로마케, 헤쿠바, 헬레나 - 이 트로이 멸망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는 에우리피데스(Euripides)의 <트로이아 여인들(Troades, The Trojan Women)>과 <헤쿠바(Hecuba)>라는 비극 작품에 잘 나타나 있다.




<일리아스> 24권에서 아킬레우스가 파리스의 화살에 맞아 죽는 줄 알고 열심히 읽어나갔다.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책이 끝나자 당황했다. 곧 정신을 가다듬고 호메로스의 작품세계를 생각했다. 트로이 전쟁의 개요를 보여주는 게 아니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주제로 했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어떻게 명예롭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인간이 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신들의 개입으로 이야기해 주었다. 


작품 구조가 독보적으로 탁월하다. 1권과 24권 몸값(ransom)과 아킬레우스의 분노, 2권과 23권은 그리스 영웅들의 이름 목록, 3권과 22권은 대결(파리스와 메넬라오스,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이라는 주제로 대칭을 이루었다. 1일 휴전 일과 4일간의 전투일, 9일간의 전염병, 테티스가 제우스에게 탄원하며 기다린 12일, 장례식과 추모경기를 포함한 파트로클로스의 장례일 11일과 헥토르의 애도와 장례기간 12일 등을 기록했다. 트로이 전쟁은 10년 간이지만 <일리아스>는 마지막 며칠, 즉 총 49일간의 기록을 24권에 기록하면서, 여러 신화들, 전쟁의 발단 등을 다 소개하는 문학적인 기법을 보여주었다. 


이제 <오디세우스>, <아이네아스>, <변신이야기>를 읽고자 한다.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이다. 그의 책의 특징은 '가벼움(levity)'이다. 오비디우스의 글은 가볍고, 재미있고, 유머가 있고 유쾌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사랑을 받는다. 심각하거나 진중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뜻이다. 그 평가가 어떤 것인지 직접 맛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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