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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Dec 30. 2021

1권 텔레마코스를 격려하는 아테나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읽기 안내서

<오디세우스> 10년간의 모험에 대한 40일간의 기록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호메로스의 쌍둥이 저술이다. <일리아스>가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주제로 다루고 그 분위기가 '영웅적'이라면, <오디세우스>는 '오디세우스의 지략과 용기'를 주제로 하고 영웅적이기보다는 '인간적'이다. 이처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저자에 대한 논쟁이 있다. 저자가 서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고전에서 흔히 발생하는 논쟁이다.


<일리아스>가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을 '49일간의 기록'으로 처리했듯이, <오디세우스>도 10년간의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40일간의 기록'으로 처리했던 것은 호메로스의 독창적인 문학적 능력에 기인한다. 어떻게 10년간의 모험을 40일간에 기록할 수 있을까? 오디세이아가 파이아케스 왕 알키노오스와 왕비 아레테 앞에서 지난 수 년간의 모험을 회상하며 들려주는 형식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는 왜 24권으로 되어 있나?


호메로스의 모국어 사랑에 또한 주목한다. 24개 알파벳의 헬라어 알파벳 숫자에 따라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모두 24권으로 구성하였다. <오디세이아>는 1-4권은 아들 텔레마쿠스의 모험, 5-12권은 오디세우스의 모험, 13-24권은 고향에 돌아온 오디세우스가 아들과 힘을 합쳐서 구혼자들을 물리치는 이야기이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 오디세우스의 모험이 나오지 않아서 당황하기도 하는 것은 책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오디세이아>를 5권부터 읽어도 좋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멘토'의 유래가 텔레마쿠스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왜 아킬레우스의 뒤를 이어 새로운 지도자 상을 제시하는가에 대하여 이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서문, 뮤즈의 노래


호메로스의 서사시의 시작은 시인이 뮤즈 여신에게 시를 낭송하도록 도움을 요청하는 형식을 지닌다. 뮤즈 여신에게 아는 대로 '오디세이아 모험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청한다. 진정 글을 잘 쓰는 사람은 그 사람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이 그 사람을 이끌어간다고 한다.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에서 뮤즈에게 노래를 부탁하여 이런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이 작품이 영감을 받아쓴 것임을 말해주는 인상깊은 대목이다.   "창조적인 글을 써 본 사람은,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복종하노라면 '써야 할 것이 스스로 말을 하면서 제 자신을 이루어 나간다'는 것을 압니다."(죠셉 캠벨의 <창조적인 글쓰기>)


들려주소서, 뮤즈 여신이여! 트로이를 함락시킨 후 멀리 사방으로 모험을 떠난 지략이 뛰어난 그 영웅(that ingenious hero, 오디세우스) 이야기를. 그는 많은 도시를 다녔고, 여러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익혔습니다. 그는 바다에서 많은 고초를 겪었고 부하들을 안전하게 고국땅에 가게 하려 했으나 태양신 휘페리온(Hyperion)의 섬에서 가축떼를 잡아먹었기 때문에 바다에서 몰사했습니다. 제우스의 딸, 뮤즈 여신이여, 이 모든 일을 아시는 대로 말해주시오.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에서 휘페리온과 헬리오스를 동일한 신으로 처리함. 원래는 부자 관계임. 뮤즈 여신들은 제우스와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사이에 태어난 딸들이다.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오디세우스는 더 이상 영웅이 아닌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인다. 전쟁 영웅이 목적이 아니라 고향과 가족을 향해서 역경을 헤치고 처절하게 투쟁하고 고난을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일리아스>보다 <오디세우스>에서는 신을 탓하기보다는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고, 윤리나 도덕의 발전을 보인다. 



올림포스 신들 회의: 오디세우스의 귀향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를 떠난 지 10년이 되었는데도 고국 땅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어서 올림포스에서 신들의 회의가 열렸다. 지금 오디세우스는 오기기아 섬에서 7년 동안 칼립소에게 붙잡혀 있다. 아테나 여신이 신들의 회의에서 오디세우스를 풀어주어 고국으로 돌아가게 하자고 제안한다.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외눈을 멀게 해서 <오디세이아> 9권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서 고향으로 배를 타고 가는데 방해를 겪고 있다. 제우스는 포세이돈이 그 노여움을 잊어버리고, 헤르메스에게 오기기아에 가서 칼립소에게 오디세우스를 풀어주도록 신의 명령을 전하라고 선언한다. 이때 마침 포세이돈은 멀리 에티오피아 나라에 가 있어서 신들의 회의에 불참한 상태였다. <오디세이아> 5권에서 있는 신들의 회의에서도 포세이돈은 결석을 한다. 둘이 같은 회의인지 다시 모인 것인지 좀 더 알아봐야겠다. 내 예측이 맞았다. 1권과 5권에 등장하는 '신들의 회합'은 다른 회의가 아니라 같은 회의를 가리킨다. 


※<오디세이아> 1권과 5권 첫머리에 나오는 '신들의 회합'은 같은 모임이며, 좀 더 자세히 설명한 것이다. 1권은 이타카의 텔레마쿠스에게 간 아테나 여신을, 5권은 오디세우스가 있는 칼립소의 섬 오기기아에 제우스의 명을 전하러 가는 헤르메스를 보여주고 있다.


칼립소는 오기기아 섬에 오디세우스를 7년째 붙잡아 놓고 있고, 포세이돈은 그의 귀향을 방해하는 가운데, 아테나 여신이 제우스에게 오디세우스를 풀어주어 돌아가게 하자고 제안한다.



올림포스 신들의 회의


신들의 회의에서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앞서서 제우스가 아이기스토스(Aegisthus)가 오레스테스에 의해 죽임을 한 비극에 대하여 언급하는데 제우스가 말하는 핵심은 비극은 신들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선택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오레스테스처럼, 텔레마쿠스도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재산을 노리는 구혼자들을 물리치라는 암시도 담겨 있다. 아이기스토스와 오레스테스의 관계는 아가멤논 왕의 집안의 이야기인데, 클리타임네스트라와 그의 애인 아이기스토스가 아가멤논을 죽이고, 다시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가 복수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인간들은 얼마나 신을 탓하는가! 결국은 자기들이 어리석어서 벌어진 일들인데. 

Homer. The Iliad & The Odyssey (p. 360). Pandora's Box. Kindle Edition. 


제우스는 아이기스토스의 예를 들어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잘못된 선택을 설명한다. 결국 비극은 신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과 그 결과라는 것이다. 신들은 아이기스토스에게 경고했다. 아가멤논의 부인 클리타임네스트로와 불의한 사랑을 하지 말라고, 아가멤논을 죽이지 말라고, 헤르메스를 보내서 경고했건만, 아이기스토스는 그 경고를 듣지 않았고 그 결과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대가를 목숨으로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오디세이아>는 <일리아스>에서보다 더 인간의 책임, 인간의 윤리와 도덕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첫머리에서 암시한다.

아가멤논왕의 아들 오레스테스의 복수. 아버지 아가멤논 왕의 복수를 위하여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이는 오레스테스

멘테스(아테나 여신)과 텔레마쿠스


아테나 여신은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리마쿠스(Telemachus)를 만나러 이타카로 날아간다. 오디세우스가 없는 고향 이타카에서는 구혼자들이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Penelope)에게 구혼하며 수 년간 그 집에서 먹고 마시며 집안 재산을 축내며 페넬로페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테나 여신은 오디세우스의 아버지 라에르테스(Laertes)의 친구 멘테스(Mentes)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나타난다. 아테나가 연회를 벌이는 집안에서 텔레마쿠스를 발견했을 때, 그는 구혼자들로부터 집안의 재산을 지키고 그들을 쫓아낼 꿈을 꾸고 있었다. 텔레마쿠스는 구혼자들이 부모의 재산과 어머니를 빼앗으려고 몰려드는데, 자기가 그들을 막고 집안을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1권에 나오는 멘테스(Mentes)는 텔레마쿠스 할아버지 라에르테스의 친구인데, 2권 이후로 나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Mentor)와 구분하도록 하자. 


텔레마쿠스가 아테나 여신을 환영한다. 나그네 환대(Xenia 크세니아)는 <오디세우스>에서 중요한 주제이다. 고대 희랍인은 아무리 행색이 초라하더라도 자신을 방문한 나그네를 환대하고 훌륭한 선물을 주는 것이 관례이다. 음식과 포도주로 충분히 식사를 마치고 텔레마코스는 '누구며 어떤 일로 이곳을 방문했는지' 묻는다. 


지금 내가 이리로 온 것은 그대의 부친이 벌써 집에 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오. 그러나 신들께서 그분의 길을 방해하고 계신 듯하오. 고귀한 오디세우스는 아직도 지상에서 죽지 않았기에 하는 말이오. 그분은 어딘가에 아직 살아 있고, 아마도 넓은 바다 위 바닷물에 둘러싸인 어느 섬에 붙들려 있을 것이오. 그분을 붙들어두고 있는 그 위험한 야만인들은 그분의 의지와는 반대로 그를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아테나 여신은 아버지가 아직 살아 있는데, 멀리 있는 섬에 포로로 있다고 텔레마쿠스에게 알려준다. 아버지 오디세우스가 곧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아테나가 텔리마쿠스에게 알려주고 격려하고 용기를 준다. 텔레마쿠스는 구혼자들이 집안의 재물을 탐내고 집주인이 없는 틈을 타서 마음대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고 있다고 말하자, 분노하면서 아테나 여신은 '어떻게 해야 구혼자들을 궁전에서 내쫓을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아테나는 텔레마쿠스에게 2가지 조언을 한다. 첫째는 내일 아카이오이 족 영웅들의 회의를 소집해서 거기에 참석해서 신들을 증인삼아서 구혼자들을 각자 자기 고향으로 흩어지라고 말하고, 둘째는 선원을 구해서 필로스(Pylos)와 스파르타(Sparta)로 항해해 가서 오디세우스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라고 한다. 아테나 여신이 텔레마쿠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그대는 20 명의 선원이 탈 만한 배를 가장 훌륭한 것으로 한 척 준비하여 아버지의 소식을 수소문하시오. 먼저 필로스(Phylos)에 가서 원로이신 네스토르(Nestor)에게 가서 물어보고, 그곳에서 다시 금발의 메넬라오스(Menelaos)가 있는 스파르타(Sparta)로 가시오. 메넬라오스는 맨 나중에 돌아온 영웅이니까 소식을 알 수 있을 거요. 아버지가 살아서 귀향길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대는 1년을 더 참고 견디도록 하시오.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으면, 고향땅으로 돌아와 그분을 위해 무덤을 지어드리고 격식에 맞게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어머니를 새 남편에게 보내도록 하시오.



멘토어의 유래: 텔레마쿠스와 멘테스


텔레마쿠스가 과객을 환대하며, 음식과 음료를 주고 그의 이름을 묻는다. 멘테스(아테나 여신)과 대화하고, 그의 예언과 그의 조언을 들으면서 그는 새 힘이 생겼다. 아테나 여신이 그에게 새 힘과 자신감을 주었다. 멘테스는 구혼자들을 물리치는 것이 그의 의무라고 텔레마쿠스에게 확신시켜준다. 텔레마쿠스는 아버지를 떠올리며 행동으로 옮기기로 결심한다.



페넬로페와 텔레마쿠스 모자


아테나 여신이 변장하고 다가온 멘테스를 만난 후에 텔레마쿠스는 용기를 얻었다. 방에 있던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Penelope)가 방에서 나와 홀로 연주하는 악사(bard)를 야단친다. 왜냐하면 그가 들려주는 음악이 너무나도 슬퍼서 맘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 노래는 그리스인들이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아테나로 귀향하는 노래인데, 돌아오지 않은 남편 생각이 나서 그 노래를 듣기가 괴로웠던 것이다. 페넬로페는 그런 음악 말고 다른 음악을 들려달라고 화를 낸 것이다. 


이 때 텔레마쿠스가 끼어들어서 어머니를 나무란다. 텔레마쿠스가 부쩍 어른스럽고 듬직하게 행동한다. 이 음악을 나무랄 일이 아니니 어머니는 어머니 일에 집중하고 아버지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고 슬퍼하고만 있지 말고 길쌈이나 베짜기에 몰두하라고 한다. 페넬로페의 베짜기는 유명하지 않은가. 그렇게 남편이 없는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집은 일은 제가 맡겠습니다.'라고 말하는데 텔레마쿠스가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어머님, 자기의 마음이 동하는 대로 좌중을 즐겁게 해 주는 장한 악사를 어찌 금하십니까? 악사는 책임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우스 신에게 있지요. 그분께서는 힘써 일하는 인간들에게 당신 멋대로 운명을 지어주십니다. 저 악사가 그리스 사람들의 불운을 노래한들 그분을 책할 여지가 있겠습니까. 인간들이 가장 진실 되게 갈채하는 이 노래는 들을수록 새로운 맛이 난답니다. 마음과 영혼을 합쳐 귀를 기울이십시오. 트로이에서 귀향치 못함은 오디세우스만이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 또한 불귀의 원이 되었습니다. 자, 당신의 방으로 가서 할 일이나 찾아서 하십시오. 길쌈이며 베짜기를, 하녀들에게도 열심히 일을 하라고 분부하십시오. 집안은 제게 맡기십시오. 이 집안에서는 제게 세력이 있으니까요."


이어서 텔레마코스는 거기 모여있는 구혼자들에게도 말한다. 야무지고 용기있게 자기의 결심을 말하려고 내일 회의장에 모이라고 광고한다. 


"비겁하고 거만한 구혼자들이여 Shameless and isolent suitors, 날이 밝으면 우리 모두 자리를 함께 합시다. 그 자리에서 나는 당신들께서 내 집을 떠나달라는 내 결심을 솔직하게 발표할 것이오. 이집 저집으로 옮겨 다니면서 식탁을 찾아서 자기의 것을 먹으시오! 마음을 바꾸지 아니하고 한 사람의 생계를 망쳐놓음이 보다 알맞고 훌륭하게 보이거든 계속해서 탕진하시구려. 하지만 나도 불사의 신들을 찾아가서 제우스 신께서 복수의 길을 허락하실 것을 간청할 것이오. 그때는 온갖 후회도 늦어서, 그대들은 여기 이 집에서 스스로 멸하게 될 것이오."



구혼자 안티노오스와 에우리마코스


구혼자들의 텔레마쿠스의 용기있는 말에 놀라서 입술을 깨문다. 구혼자들 가운데 대표가 되는 안티노오스(Antinous)와 폴리부스의 아들 에우리마코스(Eurymachus)가 텔레마쿠스의 기를 죽이려고 반격하듯 말한다.


안티노오스 : "텔레마코스, 신들께서 스스로 그대를 이런 호언과 그리고 대담한 발언자로 만드셨으리라. 그러나 그대의 천생은 상속이지만, 제우스는 그대가 이다케의 왕이 되도록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오."


텔레마코스 : "안티노우스여, 내가 하는 말에 노하실 작정입니까? 제우스 신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나는 기꺼이 이를 취할 것입니다. 이젠 훌륭한 오디세우스께서 세상을 떠났으니, 누군가 그 자리를 계승할 겁니다. 그러나 난 스스로 오디세우스께서 제게 마련해 주신 노예들과 우리 집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


에우리마코스 : "텔레마코스, 이다케에서 누가 왕좌에 오를 것이냐는 신들의 손에 달린 것이오. 그대가 가산을 지키고 당신 집의 주인이 됨은 지당한 일이오. 이다케에 사람이 존재하는 한 아무도 그대의 뜻을 거스르고 가산을 무모히 빼앗을 자는 없을 것이오. 그러나 님이여 그 손님에 관해서 물어보겠소. 그 사람은 어느 땅에서 왔으며, 언제 오신 건지. 친척들은 어디 있고, 고향 땅은 어디인지? 그대 아버지의 귀향 소식을 가져오신 건지, 아니면 제 일이 급하여 온 건지? 이다지도 서둘러 돌아가다니! 알아볼 틈도 주지 않고서! 그러나 얼굴 생김새로는 천민 같지만은 않더구려."


텔레마코스: "에우리마코스, 내 아버지의 귀향은 끝이 나고 말았소. 소식일랑은 더 이상 믿지 않을 것이니, 뜬소식일랑은 버려두렵니다. 어머니께서 예언자를 불러서 무슨 말을 묻든 그따위 예언은 상관치 않겠소, 이 객은 타포스에서 온 제 아버지의 친구되십니다. 자칭 현명한 안키알로스의 아들 멘테스라고 합니다."


안티노오스는 노골적으로 텔레마쿠스에게 '이타카 왕 오디세우스의 아들이라고 자동적으로 왕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협박하고, 에우리마코스는 한 발 물러서는 마음으로 오늘 들렸던 손님이 누구이며, 어디서, 왜 왔느냐고 묻는다. 텔레마쿠스는 그가 속으로는 불멸의 여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멘테스라고 알려준다. 



멘테스의 격려와 지도


멘테스(아테나 여신)와 대화한 후 텔레마쿠스는 변했다. 어머니에게도 믿음직한 집안의 가장의 모습을 보였고, 구혼자들에게도 단호하게 집안을 지킬 수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였다. 멘테스와의 만남을 통해서 명예와 불명예, 자신의 권리주장과 책임 등을 배웠다. 신들이 복수할 것이라고 구혼자들을 위협할 수 있었고, 불멸의 여신이 방문한 속사정을 숨기는 지혜를 보여주었다.


구혼자들은 춤과 흥겨운 노래로 쾌히 놀아나고는 다가올 밤을 기다렸다. 즐거움에 휩싸여서 어두운 밤이 다가와서 제 집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다. 그 날 밤 텔레마쿠스는 수 많은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충성된 유모 에우리클레이아(Euryclea)가 그의 곁에 다가와 휏불을 켜주었다. 그녀는 할아버지 라에르테스가 황소 20마리를 주고 사온 여자이며 텔레마쿠스의 유모이다. 텔레마쿠스는 아테나 여신이 말한 여행에 대하여 마음으로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텔레마쿠스의 유모 에우리클레이아


2명의 충성된 오디세우스의 집안 사람

유모 에우리클레이아,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오디세우스가 이타카에 와서 가장 먼저 만난 에우마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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