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Mar 18. 2022

키르케고르의 <성찬의 위로> 출간!

키르케고르 원전을 번역하다니...


그동안 열심히 하던 카카오 브런치 글쓰기를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사정 중에 하나는 키르케고르의 1848년 <기독교 강화> 4부를 <성찬의 위로>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키르케고르 전문번역가 이창우 선생님과 함께 공동번역했는데, 그분은 가속도가 붙은 상태이고 저는 시동을 거는 상태여서 어려웠지만, 이창우 선생님께서 놀랍도록 친절하게 배려해 주시고 안내해 주셔서 번역을 마치고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번역하는 내내 제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더 낫다"라는 전도서 4장의 말씀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어제 3월 17일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예림인쇄에 갔는데 4층으로 되어 있는 30년 전통의 출판사였습니다. 전날 밤 가슴이 설레어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책을 지인에게 선물로 줄 생각을 하니 너무도 기뻤습니다. 내가 무언가 나눌 수 있다니!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되다." "주는 것이 참으로 기쁜 일이다"라는 은사님의 말씀과 행적이 떠올랐습니다. 정말로 무언가를 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심 '나 번역 출판했어요.'하고 자랑도 하고 싶고, 인정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개미 후원자의 도움으로 했어요


요즘 출판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잖아요. 이창우 선생님이 키르케고르 <기독교 강화> 4부 시리즈를 완역하셨습니다. 누군가 "돈 좀 벌었겠네"라고 하는데  설마 진심으로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창우 선생님은 오히려 1000만원 대출받아서 시작했고 지금은 대출금이 더 많답니다. 지난번 책 <고난의 기쁨> 부터인가 '텀블벅 후원자'를 모집해서 이제 200여 명의 후원자가 생겼습니다. 책이 출판되면 받는 것을 전제로 미리 책값을 내거나 후원금을 내는 개미후원자들을 모집해서 기본적인 금액 300만원을 마련해서 출판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번엔 저도 공동번역자가 되면서 '텀블벅 후원자'를 모집하는데 일조했지요. 이창우 선생님의 귀한 사역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사명이기에 했어요"


"저도 잘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하긴 해야 하는 일인데 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키르케고르의 책을 직접 번역한다니. 그것도 덴마크어 원전을 살펴보면서 번역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을 때, 이창우 선생님이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잘 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하긴 해야 하는 일인데 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하는 거예요." 이 말에 용기가 났어요. 실력이나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사명이란 얘기죠. 나에게 맡겨진 일이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이제 다음 주면 인터넷이나 서점으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겠네요. 7편의 성찬에 대한 키르케고르의 강화(설교)인데요, 부록 <위기 및 여배우의 삶에 있어서의 위기>는 짧지만 키르케고르에게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기회되는 대로 해제 내지는 짧은 강연을 마련해보겠습니다. 이 책에 대한 북토크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 4권의 시리즈에 대한 발표 및 세미나를 마련해 볼 생각도 있습니다. 모쪼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2년 3월 18일.


매거진의 이전글 침묵은 방안을 밝히는 은근한 불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