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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Sep 25. 2022

"호메로스 세계로 들어갈 트로이 목마 같은 책이다."

그리스 신화 전문가 블로거UTIS 님의 서평 

언제인지 어디서인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어린시절 어떤 의무감으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으려고 한적이 있었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누군가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을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았고, 그 책을 집어들었을 때 익숙해지지 않는 고유명사의 공격에 시달리며 결국 포기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누구나 다 인정하는 고전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대신 집어들었는데, 처음의 느낌은 차라리 <대망>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율의 연속이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인명과 지명에 조금은 익숙해 진 후에 읽게 되었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였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전율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리아스>는 여러번 읽었지만, 처음 읽었을 때의 그 전율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몸이 앞으로의 다가올 생생하고 치열한 전투의 장면에서 오는 묘한 쾌감이나, 전쟁 이전에 먼 기억으로 남아있을 법한 평화스러운 장면을 읽으며 생각하게 되는 전쟁의 여러가지 모습들, 영웅들과 여인들의 삶과 그들의 연결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을 기억하는 것 같았다. 글을 읽는 순간 나는 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순간의 그리스에 가 있었다.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일리아스>는 그런 책이다. 다만 그 익숙해지는 과정까지 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하기에는 이 위대한 고전을 지나치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울 따름이다. 이웃이기도 한 블로거 '오르'로 활동하고 있는 윤덕영 작가의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전자책으로 출판되었다. 이 글은 그에게 '한 달에 읽는 일리아스'라는 제목의 pdf 파일로 전해받은 책을 읽고 쓰는 서평이기도 하다. 서평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그동안 서평을 올린적은 없었고, 이렇게 첫번째 서평을 작성하고 있지만 아마도 두번째 서평도 곧 작성하게 될 것 같다.


윤덕영의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트로이아 목마와도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윤덕영 작가의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초심자에게 일리아스를 쉽게 접근하게 만들수 있는 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24권의 일리아스를 날짜별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목요연하게 기록된 것이나,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정리한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각 권마다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어떤 등장인물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록된 이 책은 저자가 <일리아스>를 읽으며 느낀 점들과 새롭게 학습한 내용들을 기록한 독서일기와도 같다. 그 기록들이 고스란히 한 권의 책으로 등장했으니, 책을 읽는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년 동안 무너지지 않은 트로이아 성을 무너뜨린 것은 어떤 치명적인 공성무기나 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어느 누군가의 무용 때문이 아닌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일리아스>라는 거대한 성을 정복하기 위해서, 윤덕영의 <일주일에 읽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트로이아 목마와도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스 신화 전문가 UTIS 님의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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