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보다 <일리아스>를 더 좋아하는 이유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 대학에서 고전을 전공한 그리스 현지인의 의견을 소개합니다. 이 의견은 매우 전문적이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둘 다 명작입니다. 질문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므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오디세이아>보다 <일리아스>를 선호합니다.
1. 나는 여행 이야기(오디세이아)보다 전쟁 이야기(일리아스)를 더 좋아합니다. <일리아스>는 나에게 더 많은 생각을 자극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입니다.
2. <일리아스>는 더 심각하고 비극적이고 암울한 이야기인 반면, <오디세이아>는 더 행복한 결말을 맺습니다. 나는 회색의, 멜란콜리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3. 나는 인간 곁에서 싸우고 엉덩이를 걷어차는 <일리아스>의 세속적인 신을, <오디세이아>의 더 높고 숭고한 신들보다 더 좋아합니다. 인간과 함께 어울리는 <일리아스> 신이 더 신선합니다.
4. <일리아스>에서 아카이아인의 대적자는 인간적이고 미덕과 결점이 동시에 있다. 트로이인 프리아모스 왕이나 헥토르, 안드로마케는 그 어떤 아카이아인 못지 않게 미덕이 있는 모습으로 나와서 좋다. 반면 <오디세이아>의 적들은 생각이 없는 반쯤 괴수들(키클롭스, 라에스트리고니아, 스킬라와 카립디스)이거나 아니면 전형적인 유혹자들(사이렌, 키르케, 칼립소)이다.
5. 이렇게 말하는 것은 좀 위험하지만, <일리아스>에 나오는 감정들이 더 강렬하고, 더 잘 표현되었습니다. 다소 조잡하고, 다소 원시적이지만 저는 그게 좋습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가장 대표적인 예입니다.
6. <일리아스>는 동화같은 요소를 즐기는 <오디세이아>보다 더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 요소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리아스>가 우리 현실에 더 가깝게 느껴져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