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르 Ohr Nov 28. 2021

호메로스,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

호메로스 작품을 읽기 위한 안내, 고전 읽기

호메로스의 제자들,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


왼쪽은 음유시인 호메로스, 빨간옷을 입고 앉은 사람은 단테, 의자에 오른손을 걸치고 있는 셰익스피어, 맨 뒤쪽에 서 있는 괴테.

호메로스,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가 함께 있는 그림이 있다. 그리스의 호메로스는 가장 상석에 위치했고, 기원전 8세기 음유시인(bard)으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그 앞에 이탈리아의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가 제자처럼 앉아 있다. 영국의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와 독일의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94-1832)가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참여하는 영예를 누린다.


단테는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문학 기법이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셰익스피어의 《햄릿》 호메로스 인용


셰익스피어의 《햄릿》에는 호메로스의 글들이 인용된다. 햄릿과 폴로니어스의 대화에서 아버지 아킬레우스의 복수를 하는 아들 필로스(퓔로스, 네오프톨레모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필로스는 햄릿의 롤모델이다.  《햄릿》에 등장하는 세 남자는 모두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햄릿》에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세 사람이 나온다. 덴마크 왕자 햄릿, 노르웨이 왕자 포틴브라스,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즈(Laertes)이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 고전들을 연극으로 다시 되살려내었다. 호메로스, 소포클레스, 오비디우스, 플루타르코스, 베르길리우스 등을 말이다.


셰익스피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작가가 아니다. 나는 셰익스피어를, 호메로스로부터 오비디우스, 베르길리우스 같은 신화 작가들, 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 에우뤼피데스 같은 그리스 비극 작가들, 헤로도토스, 플루타르코스 같은 역사가들로부터 흘러온 길고 깊은 강이라고 생각한다. 도도하게 흐르는 서양 문학의 강이라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를 읽는 일은 그 강으로 풍덩 뛰어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데이비드 덴비는 그의 저서 《위대한 책들과의 만남》에서 고전을 이렇게 묘사한다.


"고전은 사람을 기죽게 하는 점령군이 아니라 서로 싸우고, 다시 또 독자와 싸우는, 길들여지지 않는 야수들의 왕국"




셰익스피어를 읽는 것도 벅차다고 생각했는데, 호메로스를 읽어보면 셰익스피어 작품이 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타난 호메로스


1771년 8월 28일


내 병을 고치는 일이라면 바로 이 사람들이 해 줄 수 있을 걸세. 오늘은 내 생일이라 아침에 알베르트로부터 소포가 도착했네. 뜯어보니 바로 분홍색 리본이 눈에 띄더군. 그건 내가 로테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가슴에 달고 있던 것인데, 그 이후 난 몇 번이고 그녀에게 그 리본을 달라 청했었지. 그리고 사륙판 크기의 작은 책이 두 권 들어 있었네. ‘베트슈타인’판의 호메로스 책이었는데, 이건 전부터 갖고 싶었던 책이었네. 산책할 때 들고 다녔던 ‘에르네스티’판은 무겁고 거추장스러웠거든. 보게나! 이들은 이미 내 마음을 알고 있다가 우정의 표시로 선물을 해 준다네. 선물하는 사람의 허영심을 돋보이고, 받는 사람이 주눅이 드는 비싼 선물보다는 수천 배는 더 값진 것이지. 난 그 리본에 수없이 키스했네. 그리고 숨 쉴 때마다 즐거웠던, 다시 돌아오지 못할 그날들을 추억하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언급한 호메로스의 작은 두 책은 《일리아스》와《오디세이아》이다. 대니얼 디포가 쓴 《로빈슨 크루소》에서 주인공이 무인도에 있을 때 가지고 있었던 책 한 권이 있었다. 그 책이 무엇일까? 그 책을 읽어보라. 이처럼 책 속에 책이 있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기가 쉽다. 그 책 속에 있는 책이 그 작품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호메로스의 작품은 이후 서양문학의 중요한 배경이 되고 모범(prototype)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호메로스의 낭독>(1885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