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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 Ohr Nov 30. 2021

시간의 본질, '인생은 단명한 촛불이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한 대목

시간의 본질, '인생은 단명한 촛불이다'


셰익스피어는 <맥베스>에서 인생은 시간의 무대이며, 시간은 '단명한 촛불'과 같다고 했다. 《맥베스》(1606) 5막 5장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맥베스는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죽음 앞에서 맥베스는 그의 시간론을 펼치고 있다.


"그녀(Lady Macbeth)는 좀 더 나중에 죽었어야 했는데.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시간조차 없었다니.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또 내일,

매일매일 종종걸음으로 기어 오고 있네

기록된 시간의 최후의 순간까지,

그리고 우리의 모든 어제들이 바보들에게

시시한 죽음으로 가는 길을 비춰주었네.


사라져, 사라져, 짧은 양초여!

삶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일 뿐,

뽐내며 걸으며 그의 인생을 무대 위에서 갉아먹으며

더 이상 소식조차 들을 수 없는 불쌍한 연극배우일 뿐.

이건 바보가 하는 이야기인데, 소음과 광기로 가득하고

특별히 중요하지도 않아."


She should have died hereafter.

There would have been a time for such a word.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악의 세력과 시간의 중요성


《맥베스》는 '악의 세력과 시간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악을 소멸하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이 해결한다." 인간은 죽게 되어 있다. 시간은 묵묵히 종말까지 걸어간다. 맥베스와 그의 부인은 왕이 되고자 하는 욕망으로 스코틀랜드 왕 던컨을 죽여 악을 자행하였지만, 결국은 그 부인도 죽고 자신도 죽게 될 운명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맥베스는 자신의 인생이 짧은 시간에 다 타버리는 '단명한 촛불'이라고 했다. 인간은 '얼마 안 있으면 영영 잊히는 가련한 배우'이다. 인간은 '자신에게 할당받은 시간만큼 무대 위에서 서성거리다가 시간이 되면 사라져 버릴 존재'이다. 이런 인간의 유한성을 자각하게 되면 현실을 초극하여 다른 차원의 사유가 가능해지게 된다. 오늘 나는 심영보 박사님의 '시간의 본질'을 읽으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와 내 현실을 초극하여 다른 차원으로 내 삶을 조망해보게 된다.


시간은 휴일이 없다.

시간은 감정이다.

시간은 영혼이다.

살아 호흡하고 있는 시간이 즐겁다.

자연의 시간을 존중하라.

시간속도를 줄이고 쉼의 시간을 누려라.

시간은 영혼의 양식이다.

시간의 주인은 성령이다.



인생은 배역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키르케고르는 《사랑의 역사》에서 인간은 교만할 것이 없으며, 남을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낙심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키르케고르의 인생 이해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의 인용문과 닮았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맡긴 배역이 부자이든 가난한 자이든, 배운 자이든 못 배운 자이든, 인간은 배우라는 면에서 평등하다고 키르케고르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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