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글쓰기(free writing)보다 더 혁신적인 것이 막글쓰기(Messy Writing)이다. <매일 15분 논문쓰기(Writing Your Dissertation in Fifteen Minutes a Day)>의 저자 조안 볼커(Joan Bolker)는 논문을 써야하는 부담을 가진 사람에게 막글쓰기의 위력을 말한다.
막글쓰기를 하면 '써야하는 것에 대한 압박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논문을 한 줄도 써내려갈 수 없는 부담과 압박을 가졌을 때 '매일 15분 막글쓰기'를 해보라. 막글쓰기를 하면 '써야하는 것에 대한 압박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글을 써야만 하는 부담이 아니라, 나의 호흡처럼 친숙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막글쓰기의 위력이다. 막글쓰기를 하면 글쓰기에 대한 부담도 떨쳐버리고, 글쓰는 분량이 나오면 또 다시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다.
맞춤법도 신경쓰지 않고, 논리도 신경쓰지 않고, 내용의 정확성도 따지지 않아도 된다. '헷갈림,' '잘모름,' '궁금함,' '나중에 자료를 찾아서 확인해야 함' 등 중간에 멈추지 않고 생각의 흐름을 따라서 모든 것을 쓴다. 주제에서 벗어나는 개인적인 감정과 느낌도 좋다. 이렇게 15분 매일 쓴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15분간 글을 쓰라
어제 읽은 자료와 나의 생각들을 막글쓰기로 기록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조안 볼커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먼저 15분간 글을쓰라고 추천한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뇌에게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암시해주고 나의 존재가 글쓰는 존재로 변모하게 된다는 것이다.
막글쓰기 작업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했던 말과 표현들을 또 하고 또 하지만, 조금씩 진전이 일어나고, 쓰레기 같은 이 글들 속에서 '보석'을 발견하게 된다. 즉, 내가 표현하고 싶은 주제나 논지를 찾게 되고, 나만의 독창적인 문제의식과 영감을 발견하게 된다.
막글쓰기는 남을 의식하지 않는다. 심지어 나도 의식하지 않는다. 주제, 맞춤법, 논리, 내용의 정확성 등을 초월해서 계속 글을 쓴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쓴 글을 읽어보면서, 글을 정리하고 취사선택할 만한 것을 찾는다. 물론 막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글이나 논문을 쓸 경우에는 자료조사를 하고 자료를 읽은 후에 자기의 느낌과 배운 것, 깨달은 것, 질문할 것들을 마구 기록하면 된다.
글쓰기의 3요소: 뻔뻔하게, 자유롭게, 솔직하게
막글쓰기는 브레인스토밍과 같다. 어느 주제든지 정해서 마구 써보면 된다. 막글쓰기를 한 다음에 생각이 정제될 때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면 된다. 막글쓰기를 한 다음에 퇴고를 거치면 좋은 글이 된다. 좋은 글이라기보다는 초안(draft)이 나온다.
막글쓰기의 최고의 장점은 글쓰기의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안되는 주범이 두려움'이라고 했던 스티븐 킹의 말이 옳다. 그 두려움을 없애려면,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지금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아는 것을 쓰면 된다. 글쓰기의 두려움은 진실되지 못하고, 허세를 부리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막글쓰기는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준다.
글쓰기가 '최고의 놀이'가 되어야 한다. 글쓰기가 하나의 놀이임을 알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큰 불행이다. 물론 무책임한 글을 막글을 써서는 안되지만, 적어도 처음에는 자기만의 방에서 쓰기를 하고, 남들에게 내보일 때는 화장하고 다듬은 여인처럼 맞춤법도 점검해보고 글을 아름답게 다듬어서 내보내야 한다.
막글쓰기는 글쓰기를 배우는 최고의 비결이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오로지 글을 씀으로써 터득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일단 잘 쓰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조안 볼커는 글쓰기는 스트립쇼(strip show)와 같이 파격적이고 대담하고 용기있게 진실하게 자기를 표현하고 주장해야 한다고 한다. 눈치를 보지 말고,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표현하는 거다.
제안하기: 매일 15분 막글쓰기를 해보라. 15분 동안 가능하면 멈추지 말고 딸아이가 엄마에게 수다떨듯이 부담없이 글을 써보라. 그러면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해방되고 거미가 실을 뽑아내듯이 글이 나오게 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