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9
6개월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2일 차,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붙잡아두고 싶어 시차적응 중임에도 노트북을 켰다. 하와이 교환학생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풀어갈까, 교환학생이 끝나고 다녀온 미국과 캐나다 이야기를 먼저 풀어갈까 고민을 했는데, 아무래도 기간이 훨씬 짧은 여행 이야기를 먼저 시작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엄마가 하와이로 놀러 와서 일주일 편하게 놀러 다니다가, 하와이에서 친해진 한국인 친구와 미국 본토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가 제일 먼저 간 곳은 샌프란시스코였다. 5박 6일동안 머무르기로 해 5월 19일부터 5월 24일까지 있었다. 다른 여행지와는 다르게 샌프란시스코는 친구와 학교 도서관에서 스터디룸을 잡아두고 5시간 동안 열심히 계획을 한 곳이라 가장 크게 기대가 된 곳이었다.
23.05.19.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날
5개월간 정들었던 하와이를 떠나는 날이기도 했던. 친해진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계속하다 보니 조금은 울적해있던 상태였다. 다시 볼 수 있을지 몰라서 더 슬펐던 것 같다. 그래도 평생 기억 속에 묻고 갈 사람들이다.
공항에 들어와 TSA 단계까지 거치고 나니 새로운 여행에 대한 설렘이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하지만 공항에 있는 미국 본토 사람들은 뭔가 무서웠다. 영어로 된 안내 방송도 그날따라 유달리 잘 들리지 않았다. 이곳에서 친구 한 명과 무사히 여행을 하고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되었던 순간이었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하기 직전에 가장 친해졌던 현지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Sooah, don't leave. Just cancel the flight and stay in hawaii more."라는 말을 듣고 나도 한창 재밌어지기 시작했던 하와이를 떠나고 싶지 않아 눈물이 났지만, 현실적으로 더 머물 수 없어 " I will visit hawaii within 10 years. See you!"라는 말밖에 못 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정말 그리울 것 같은 순간들.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은 참 무료하다. 6개월 동안 비행기만 10번은 넘게 탄 것 같은데, 5시간이 넘어가는 비행은 정말 정말 지루하다. 어디에서나 잘 자는 체질이 아니라서 비행기를 타면 가장 많이 자는 시간이 1시간 밖에 안된다. 그래서 하와이에서 보낸 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일기를 쓰고 사진을 보면서 무료한 비행시간을 보낸 것 같다. 이렇게 억지로 흘려보내는 시간들은 비행기 안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인 듯해 재밌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밤 10시가 넘어간 시간이었다. 가장 먼저 봉착한 난관은 날씨가 너무 추웠다는 것. Baggage Claim에서 짐을 찾고 너무 추워서 캐리어에서 후드티를 꺼내 입었는데도 추웠다. 하와이의 따스한 햇살이 그리웠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날밤. 우버를 타고 에어비앤비로 이동했다.
우리가 5박 6일 동안 지냈던 숙소,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캐리어를 펼 수도 없을 정도로 좁은 방에서 어떻게 2명이 6일 동안 지낼 수 있는 건지 막막했다. 침대도 작아서 웅크리고 자야 했고, 밤마다 추워서 옷을 여러 겹 입고 잤다. 수건은 인당 하나밖에 안 줘서 나중에는 더 달라고 호스트에게 요청했었던, 5주간 여행하면서 가장 최악이었던 숙소였다.
가장 슬펐던 사실은 원래 정말 좋은 호텔을 싼 가격에 잡았었는데, 비행기 티켓이 그 날짜에 너무 비쌌어서 날짜를 하루 앞당기느라 그 숙소를 예약할 수가 없었다. 좋았던 숙소를 버리고 이곳에 와서 지내려니 어찌나 억울했는지, 그 좋은 호텔을 항상 지나쳐서 가야 이 에어비앤비 숙소가 나왔는데 호텔을 지나갈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다행히 이후의 숙소들은 다 좋았다.
침대에 누워 친구와 함께 여행 책자도 찾아보고 다음날 계획도 검토하고 교통편도 알아보면서 잠들었다. 이제 전혀 다른 세상이 다음 날부터 펼쳐질 거라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되었다.
이날의 여행 코스
주요 교통수단: 비행기, 우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