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정 Mar 31. 2022

남들보다 조금 빨리 일어나고 달라진 것들

새 집과 새 직업, 그리고 꿈이 생겼다.

새벽 기상을 처음 시작했던 때로부터 

1년 하고 6개월이 지났다. 

물론 그 이후로 매일같이 새벽 5시, 6시에 일어난 건 아니다. 어쨌든 '미라클 모닝'이라는 개념을 만나지가 그렇게 되었다. 


어떻게 알게 됐더라? 아마 유튜브의 알고리즘을 통했던 것 같다. 당시 '인생을 바꿔주는 미라클 모닝'인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인생을 바꿔준다는, 꽤 자극적인 제목을 보고 홀려서 들어갔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이름부터 사짜 냄새가 나서 거부감이 들었다. 심지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시간(확언의 말)도 있고 생전 하지도 않았던 명상까지 하라 하니 도저히 못 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영상 속 유튜버가 자신의 아침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제대로 알고 싶어졌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구매했고, 읽으며 새벽 기상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 

그래, 나도 해보자!


어릴 적부터도 워낙 잠이 없기도 하고, 특히나 아침잠이 없는 아침형 인간이라 일어나는 것 자체가 힘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루틴이라고 정해둔 몇 가지(가벼운 운동, 독서, 확언의 말, 심상화, 명상 등)를 따라 한다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제대로 한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생산적인 사람이 된 것 같아 그 자체로도 뿌듯했다. 시간이 지나며 루틴이 자리를 잡았고 나만의 우선순위가 생기자 더 만족스럽게 아침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3달쯤 지났을까, 이 루틴도 익숙해져 버렸고 새벽 기상에 대한 내 열정은 시들었다. 

게다가 당시 출근을 해야한다는 시간적 제한이나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던 내게 미라클 모닝은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일어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게 되었다. 일어나서 꾸역꾸역 순서대로 정해둔 일을 하긴 했지만, 처음에 느꼈던 고양감은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인생이 달라진다고? 전혀 아닌데?;' 비관했고,  한 번씩 늦게 일어나는 날이면 '에잇 망했다.' 하며 루틴을 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새벽 기상을 손 놓은 지 몇 개월이 지났다. 평소와 다르지 않은 날을 보내던 어느 날에 갑자기 새벽의 고요했던 시간이 그리워졌다. 아마 꾸준하게, 아니 단 일주일이라도 새벽 기상을 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알 것이다. 모두가 잠들어있는 시간, 조용히 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때가 나는 몹시 그리웠다. 그렇게 나는 다시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6시 30분 기상부터 시작해서 6시, 더 하고 싶은 게 많아지니 5시 30분까지 일어나는 시간을 당겼다. 


오래 지속한 건 아니지만, 

오히려 잠시 지루함에 손을 놓았던 적도 있고 열정에 타올라 즐겼던 경험도 있기에 '정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면 인생이 바뀔까?'에 대한 나의 의견을 솔직하게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당신이 목표를 갖고 있다면'이다. 아침 시간 동안 해야 할 것이 명확하게 있는 게 중요하다. 거창한 목표가 아니더라도, 소소하더라도 아침을 여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또한 하루의 시작을 '어떤 방식'으로 여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그냥 무작정 일찍 일어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사실 요즘의 나는 꽤나 자주 늦잠을 자는데(7시 30분쯤 일어났다.ㅋㅋ),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새벽 기상을 통해 받는 에너지를 어느정도는 끌어올릴 수 있다.(하지만 새벽이 주는 그 우월감.. 뿌듯함은 정말 남다르긴 하다.) 


내 아침 루틴은 다음과 같다. 일어나 양치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고, 호흡하며 명상하고, 확언의 말을 내뱉고 상상한다. 그리고 커피를 내려 책상에 와서 감사일기와 확언을 쓰고, To do list를 작성하고, 30분 간 독서를 한다. 뭔가 많아보이지만, 짧게 짧게 한다면 1시간 안에, 30분 이내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내 아침 루틴의 핵심은 '에너지 끌어올리기'다. 

그저 루틴을 하기 위한 루틴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루틴은 에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루틴의 갯수가 다양하지않더라도, 멋지지 않더라도 나를 위한 시간이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며 그 소중한 시간을 끌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나는 오롯이 나와 보내는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시간은 내 하루에 활기를 불어넣어준다. 또한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성찰의 시간이 쌓이면 나를 더 잘 알게 된다. 나를 더 잘 알게 되니 내가 가야 할 방향이 보인다. 그렇게 나는 작년에 다짐한 일들을 올해 이루기도 했고, 확실히 작년보다 더 나와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렇게 살다보면 내가 그리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기도 한다.


나는 새벽 기상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망설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미라클 모닝을 통해 삶이 완전히 달라지진 않았다. 그러나 작년에 적었던 확언처럼 나는 더 넓고, 좋은 곳으로 이사를 했다. 미루고 미뤘던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을 등록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새벽의 시간을 통해 내 생활의 작지만 많은 부분들이 변화했다. 지금은 너무 가까워서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지만 분명 몇 년 뒤, 몇십 년 뒤에 보면 엄청난 변화일 것이다. 나는 이 작은 움직임의 힘을 믿는다.


정말이지 나만 알고, 나만 하기 참 아까운 습관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새벽을 살고 있지만.)

그리고 누구에게나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좋은 습관이다. 심지어 돈도 들지 않고 어딘가를 가야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뭐, 한 번 해보고 안 맞으면 안 하면 되지!' 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실행해봤으면 좋겠다.


난 그저 조금 더 일찍 일어나며, 나만의 루틴을 통해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살아있음을 느끼며 살게 되었으니까! :) 


누군가에게 이 글이 새벽에 대한 호기심으로 닿길 진심으로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살 말고 삶을 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