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밤나무

2022.02.11

by 고주

엄마 밤나무


바람이 엄청나게 불던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비가 쏟아졌고

아마 쉴 새 없이 번개도 쳤겠지

몸을 가눌 수도 없는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떠오르는 해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희미하게 보이는 딸

어미 밤나무는 딸의 어깨에

가만히 고개를 기댄다

가물가물 잠에 빠진다


점점 가벼워지는 엄마의 무게

묵묵히 기다린 몇 년

난 얼마나 남았을까?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딸 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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