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샘 파기
떡볶이, 어묵, 호빵 사세요
아프리카에 샘을 파주세요
하필이면 올 들어 제일 추운 날
교문 앞에 좌판을 폈습니다.
어제부터 육수를 내리고
새벽부터 버너를 켜고
이른 손님을 기다립니다
얼마라고
천 원
와 비싸다
두툼한 패딩을 차려입은 몇 녀석들은
멀찍이 떨어져 지나갑니다
웅크린 어깨들이 날씨보다 더 춥습니다
어묵이 든 컵을 들고
따뜻한 국물을 마시는 아이들의
손이 떨립니다
지그시 감은 눈으로
케냐의 외딴 마을에 샘물이
펑펑 쏟아지는 모습이 비칩니다
그 앞에 선 옷도 입지 않은
검은 소년의 등신대가 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