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맘
아가 낼 시간 있냐?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저번에 며느리 왔을 때
얼굴이 몹시 됐드마
손주 보느라 힘들어서 그래야
며느리 잘 먹는 오이 좀 볶았다
가져가거라
아삭아삭 쫀 오이를 씹으며
나는 왜 이 맛이 안 날까?
조선 갓과 쪽파로 담은 김치
알싸하게 코로 밀려오는 향
얼갈이 배추로 담은 김치는 좀 짜다
팔순이 넘은 노인이 잘 펴지지도
않은 허리로 버무렸을 텐데
자식 목구멍으로 음식 들어가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다는데
며느리 먹으라고 음식 보내주는 건
다 아들 때문인 것이여
조금 꼬인 심보는
사실 자기 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