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기
새색시 초례청 들 듯이
가만가만 뒤뚱뒤뚱 거북 걷듯이
속 터지게 가다가도
단속하는 곳에서는 왜
방자 향단이 찾아가듯
토끼 용궁 가듯
물불 안 가리고 째느냐고
노란불에 왜 액셀을 밟느냐고
껄적지근한 새벽 아침
그런 일 제법 있다
개울물에 담근 발
발목에서 무릎까지
그만해야지 그만해야지 하다
벌러덩 넘어져 생쥐가 되었던
수학 선생님 ‘애 또’를 몇 번 하나
바를 정(正) 자로 표시하다
30번이 넘어갔다 싶을 때
입으로 따라 하며
소가 여물 먹듯 고개까지 끄떡끄떡
와! 이런 꿀맛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딱!!!
머리빡 속으로 뭔가 쏙 들어온다
눈에서는 불이 튄다
선생님의 무지막지한 대뿌리 세례
그것은 운명이었다
기대보다 잘 나간다 싶을 때
허리 펴고 돌아볼 일이다
요즘 망치는 놈들 하도 많아서
10시가 조금 넘어가나.
덥다.
밖 날씨는 어제보다 더 낮다는데.
간밤 늦게 막걸리잔 기울인 것도 아니고, 산삼 먹은 것도 아니고.
몸이 좀 불었나?
이리저리 눈알을 굴린다.
굳이 차이라면 삼각에서 사각으로 바뀐 팬티.
마누라가 뜨거운 입김 사정없이 불어넣었나?
손바닥만 한 들어 보면 비치는 천 조각의 차이가
맨살에 부드러운 속살에 비벼지며 2차전 지보다 센 용광로가 되었나 보다.
가만, 손가락으로 날을 세어본다.
며칠 남지 않았다.
쥐 방앗간 다녀가듯 들락거리며 시집을 읽는다.
읽다 보니
내가 쓴 못난이 시에 비스무리한 문장도 보인다.
나도 모르게 어디선가 주워 들었거나
느낌이 깊어 마음속에 가라앉아있었던 것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시인이나 나에게 같은 신이 오셨거나
새 글을 쓰기가 무서워졌다.
아직 읽을 책이 많이 남았는데
시간이 너무 빠르다.
수능 기다리는 아이들도 그러겠지.
나이만큼의 속도로 시간이 간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