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교무실.
찬 공기로 주말 눅눅하게 늘어진 공기를 몰아낸다.
당장 수요일부터 수업해야 하니 책을 펴놓고 교재연구를 한다.
방패연 겨울바람 타고 팽팽하게 당겨진 고 3에서 꼬리 치렁치렁 느리고 하고 싶은 것 하나도 거르지 않고 거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중 1이라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기대도 된다.
평면도형 중에 원까지 수업하셨다는데, 보충 문제부터 수업하면 된다면서 프린트물을 주었다.
이것이 수능 문제인가?
중학교 1학년이 풀기에는 너무 어렵다.
학부모 중 수학 선생님이 아니고서는 봐줄 수도 없겠다.
이래서 수학 포기자가 대한민국에 넘쳐 휴전선에 보내면 북에서 넘어올 엄두도 못 낸다는 말 맞다.
이런 문제를 풀어야만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글로벌 인재가 만들어진다고?
선택된 영재들에게만 제공하시라고.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해야 할 대부분 아이에게는 기본적인 연산과 실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예들을 습득하고 일반화하는 연습만 하면 된다.
행복을 잃은 아이들이 희망도 없이 꾸역꾸역 엮어가는 하루하루.
이제 멈추어야 한다.
비교로부터 오는 만족감보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행복한 삶.
나누어야 한다.
교실은 폭발할 것 같다.
D-16
수능일이 다가온다는 것을 아이들의 눈빛에서 실감한다.
여전히 분단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방해만 하지 말라는 선생님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킬 참이다.
안타깝지만 어설픈 참견일랑 넣어두어야 한다.
언저리에 머물면서 다독이는 눈빛으로만 응원한다.
유독 공기가 다른 10반.
내일 수업이 안 들었으니 마지막 수업.
GD 소속사가 어디냐?
주식을 사두어야겠다.
몇 주 지나고 누명이 풀리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 것이다.
전공 적성검사를 위해 모의 주식투자를 하는 모양이다.
통장을 만들어야지 맘먹고 한 달이 지나고 있는 나.
똑 똑 똑.
담임 선생님이 희주를 찾는다.
곤한 잠에 빠져있는 녀석을 뒤에 있는 학생이 깨운다.
일어나더니 비틀거린다.
이래서 면접 준비가 되겠나?
각양각색이다.
시험 준비가 딱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시집 30권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냥 시간을 보낼 수 없어 도서관을 찾은 일은 참 잘한 일이다.
나만 살 통통 쪘으니, 고마운 시간이었다.
잘 마무리해야지.
다시 돌아오게 될 선생님의 심정은 어떨까?
건강은 많이 회복되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