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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주 Jun 04. 2024

멍충이

2024.05.14. 화

     

검은색 왕별 차가 정문을 지나면서 속도를 줄인다, 멈춘다.

분명 효정이다.

교문 기둥 뒤로 숨는다.

짜박짜박 발걸음, 돌아서는 그림자.

“왁”

“엄마야!”

꼬막만 한 가슴에 손을 얹고 한참 숨을 고른다.

“사실 내가 놀라게 하려고 했거든요, 근데 선생님이 안 보이는 거예요. 참 아침부터 큰 웃음을 주시네요.”

가방을 던져놓고 다시 나온 녀석이, 아침 햇살이 송곳으로 찌른단다.

오후에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가려고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왔다며.

“저는 사랑을 잊기로 했답니다.”

“어떤 녀석이 배신했어? 아니며 속으로만 끙끙 앓고만 있어?” 

“둘 다예요.”

어제 있었던 고백을 받아준 남자친구 때문에 세상이 환하게 변했다고 한 여자아이 이야기를 해준다.

“와, 그럴 수는 없어요. 저도 일단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고백을 해볼까요?” 하면서 운동장 쪽으로 달린다.

아주 잘생긴 옆 반 아이가, 지금 축구를 하고 있단다.

모든 남자아이와 반갑게 장난을 치는 녀석이지만, 맘에 두는 녀석은 몰라준다며 속앓이 하고 있다.

아이야! 모두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싫단다.

나만 좋아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 거야.

헛삽질하지 말고.

남자는 빙빙 돌리면 못 알아보는 멍충이들이야.


plan – do – check – control

메타인지 전략

자기 주도적 학습 전략 “꿈 드림 교육원”

하루 종일 1학년 교실은 뜨겁다.

2학년은 대부도로 수련 활동을, 3학년은 롯데월드로 소풍을. 

10년 동안 국어 선생님을 하셨다는 강사님의 열띤 강의.

“눈 맞춤, 적극적인 경청, 집중”

조별로 나눠 게임도 하고 교재를 펴놓고 밑줄 쫙 치기도 하며 공부하는 방법부터 직업탐색까지 숨 돌릴 틈 없다. 

방해되지 않게 슬그머니 뒷문을 나와 학생부 과목 세부 특기사항도 적고, 시집을 들고 복도에서 읽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진짜 궁금한 것이 있는데, 몇 번을 설명했는데도 왜 자꾸 다시 물어보는 거야?

창문을 넘어오는 복장 터지는 선생님의 하소연.

”선생님의 예쁜 목소리가 더 듣고 싶어서요. “

”와 하 아 “ 

잘들 논다.

매우 의미 있었다고, 전교 1등을 목표로 하겠다는 검둥이 대한이.

그리되면 참 좋겠다.     


결국 구구단이 문제였다.

방과 후 나와, 따로 곱셈 공부를 하는 준이.

세 자릿수 곱하기 한 자릿수에서 막혔다.

자릿수에 맞춰 곱한 수를 더하는 일을, 한 줄로 정리하는 것까지.

어렵게 마쳤다.

”이거라도 알고 가는 것이 다행이네요. “

”그럼, 다음부터는 이제 쉬워. “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와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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