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9. 타깃을 향해 일만 번의 샷을 날려라 (p158 ~ p161)
밥을 먹다가 포크로 입술을 찌른 때가 있는가? 그렇다! 당신은 이미 지난 몇 달 동안 포크로 입술을 찌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적어도 일만 번을 연속해서 타깃을 명중시킨 셈이다. 포크로 음식을 잡을 때마다 '팔꿈치를 옆구리에 바싹대라. 손목을 위로 젖혀라. 머리는 움직이지 말라!' 고 중얼대는가? 그렇지 않다. 포크질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팔과 손의 방향을 조절하는 사람은 없다. 포크질을 할 때 그런 움직임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타깃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몸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없다!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고 의식적으로 생각할수록 몸은 굳어진다.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의식이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움직임을 전혀 생각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골프 스윙에 필요한 움직임을 의식하고, 그 움직임이 목적에 맞아떨어지는지를 의식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연습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반복을 통해 몸에 각인시킴으로써 버릇처럼 되어야 한다.
필드에서 스윙을 할 때 최선책은, 우리 몸(직관적인 정신)이 연습한 대로 해낼 것이라 믿는 것이다. 스윙의 방법을 생각하거나 몸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없다. 몸을 가장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은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려 보는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공을 날려 보내고 싶은 곳을 정확하고 뚜렷하게 이미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당신 몸이 그렇게 해내리라 굳게 믿어라.
부드러움의 대명사, 비제이 싱의 스윙
저자가 서양인이기 때문에 포크질을 예로 들었지만, 만약 한국인이 저자였다면 수저질을 예로 들었을 것이다. 포크질이든 수저질이든 모두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하는 행위라는 점은 동일하다. 비제이 싱과 크리스티 커와 같은 챔피언들을 가르친 최고의 전문가인 조셉 패런트(젠골프의 저자)의 이런 비유는 비제이 싱과 크리스티 커의 스윙을 찾아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1963년생인 비제이 싱은 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세계 최정상급 골프 선수 중 한 명이다. 나와 거의 동시대를 살아서인지 내게는 매우 친숙한 골퍼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골퍼들은 유독 부드러운 스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제이 싱, 어니 엘스, 데이비드 러브3세, 프레드 커플스 등인데 이들의 스윙은 모두 하나같이 너무도 부드러워서 보는 사람의 긴장마저 풀어준다. 힘이 들어가는 스윙 때문에 고민이라면 이들의 스윙을 참고하면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맥킬로이 같이 그냥 보기에도 너무도 강력한 스윙은 우리를 흥분시키지만, 궁극적으로 '보통의 아마추어'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 어차피 따라할 수도 없다. 그리고 흥분해서 좋을 것은 '특히 골프에서는' 없기 때문이다.
비제이 싱은 물론 지금은 시니어 투어에서 활동중일 것이다. 그의 스윙은 매우 부드러운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부드러운 스윙 이미지를 속으로 그려보면 더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하다고 하는 그의 주장은 분명히 그가 조셉 패런트의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연습, 연습 그리고 연습
무엇보다도 그에 대하여 잘 알려진 사항은 그의 엄청난 연습량과 노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좋은 스승에게 최고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는 것이다. 63년생인 그는 2004년, 즉 마흔이 넘은 나이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19세인 1982년에 프로가 되었으니 꼬박 20년 이상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 최고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도 역사상 세계 최고의 골퍼인 타이거 우즈가 버티고 있던 그 시대에 말이다.
타이거 우즈는 21세인 1997년에 세계랭킹 1위가 되었고, 로리 매킬로이는 23세였던 2012년에 1위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제일 잘 나가는 스카티 쉐플러(Scottie Scheffler)는 25세였던 2022년에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였다. 이들 모두 가장 에너지가 왕성한 최고로 젊은 시절에 왕좌에 올랐으니 모두 천재적인 골퍼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들 모두의 천재성은 상당한 연습량을 통하여 극적으로 발휘가 되었을 것이다.
이들과 비교할 때 비제이 싱은 41세가 되서야 1위가 되었으니 정말 지난한 시간을 견디며 꾸준한 연습을 통하여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PGA 투어에서 30승 이상을 한 최정상 골퍼이기 때문에 그의 명성은 실로 대단했지만, 그 명성에 비하여 1위에 오르는데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그의 정상 등극에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은 너무도 큰 벽과 동시대에 PGA 프로골퍼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한 타이거 우즈가 바로 그다. 따라서 그런 역사상 최고의 상대와 동시대에 경쟁을 하면서 올린 비제이 싱의 성과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기도 하다.
우즈는 1997년에 세계 랭킹 1위에 처음 올랐다. 그리고 2000년~2003년, 2006년~2009년에도 1위를 유지했고, 2014년 5월 17일에 세계 랭킹 1위에서 밀린 이후로 더이상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 중간에 비는 기간인 2004년~2005년 사이에 비제이 싱이 1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타이거 우즈라는 호랑이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여우가 정글의 왕이 된 것은 아니다. 그도 분명 호랑이였지만 덩치가 약간 작았을 뿐이었을 것이다.
연습 벌레였던 비제이 싱은 아마도 만번의 스윙이 아니라 100만번 이상은 했을 것이고, 그래서 그가 그렇게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셉 패런트의 말처럼 '이런 움직임은 연습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반복을 통해 몸에 각인시킴으로써 버릇처럼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