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2. 감각 인식을 극대화하라. (p70 ~ p72)
역사상 퍼팅을 가장 잘한 골퍼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는 벤 그렌쇼는 퍼팅이 잘되는 날에는 홀컵 속의 흙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의식 세계를 감각 인식으로 가득 채우면 과거나 미래의 결과에 대해 생각할 여지가 없다. 감각 인식은 지금 이 순간에만 가능하다. 반면에 생각은 주로 과거나 미래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 당신은 '현재'의 이 순간에 있을 수 없다. 감각 인식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당신이 감각 인식, 즉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면 과거나 미래와 관련된 생각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그러므로 정신적 혼돈을 애초부터 방지할 수 있다. 골프에서 샷을 준비할 때 감각 인식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스윙과 타깃을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 또한 몸의 감각이나 느낌으로 최대한 생생하게 이미지화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라!
골프속에서는 다양한 철학적 사고가 발견된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글에서는 감각 인식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살라는 꽤 철학적인 말을 하고 있다. 다양한 종교에서도 지금 이 순간을 철저하게 인식하는 삶을 살라는 말을 설파한다. 지금 작가는 골프 이야기를 하면서 완전히 동일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살라!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을까? 아마 대부분은 단순히 삶을 지속하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해다. 우리는 늘 머리속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과거를 반추하며 후회하고 미래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두려워한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이렇게 채워진다.
지금 '이 순간'을 살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당신이 학생일 때를 생각해보라. 수업 시간 동안에 당신이 제대로 그 속에 존재했다면 해당 과목에 대한 선생님의 강의를 잘 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다른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최대한 안걸리게 잠을 잤을 것이다. 이건 다른 생각을 하는 차원을 완전히 뛰어 넘어서 다른 세계로 간것이다. 물론 나의 이야기다. 만약 당신도 공감한다면 그때도 당신은 '그 순간'을 살지 못했다.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는 직장인은 회사에 출근할 생각으로 짜증부터 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만원 전철을 타야하는 사람들은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잠에서 깨어나면서 부터 '오늘은 제발 사람이 적어야 할 텐데, 몇 번째 칸으로 가면 사람이 좀 적을까?' 라는 미래의 걱정을 하기도 한다. 동시에 그는 어제 한 실수로 인하여 상사에게 받은 질책, 고객으로부터 받은 불만의 메일을 곱씹으면서 얼굴을 찌푸릴 수도 있다. 이들은 현재에 존재하면서 마음은 과거와 미래에 매여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중 상당수도 분명히 수업 시간에 다른 생각을 했거나 잠을 잤을 것이다.
그럼 '이 순간'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 많은 책들이 사람들을 지금 이 순간에 살게 하려는 조언을 가득 담고 출간되었지만 성공한 사람은 드물다. 호흡에 집중하기, 조용한 곳에 가서 몸, 감정, 생각 등에 집중하는 마음챙김 명상하기, 매사에 감사하기 등등 많은 조언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은 이리뛰고 저리뛰는 망나니같은 에고(생각)에 휘둘려서 현재에 집중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렇게 어려운 '지금을 살기'에 대하여 골프를 빌어서 의견을 개진하는 이 작가는 정말 용감한 것 같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 가능한 감각 인식에 집중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 방법이 골프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것이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다시 통계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골퍼의 49.6% 이상이 100타 이상을 친다. 그리고 49.8%는 90대를 친다. 80대는 0.6%이고 싱글 골퍼는 거의 0%라고 한다. 현장에 있는 캐디들에게 조사한 것이니 정확도가 꽤 높을 것이다.
위 통계를 기초로 해석하면 골프를 치는 사람 중 약 50%는 거의 현재에 집중을 못하고, 역시 나머지 절반도 어느 정도 밖에는 집중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골퍼로 80대를 평균적으로 친다는 것은 꽤 고수에 포함되므로 이들은 그래도 꽤 현재를 산다(집중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의 비율은 0.6%에 불과하다. 그리고 완벽하게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따라서 그만큼 지금을 사는 것이 어렵고 도전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0.6%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나 당신이 거기에 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가능성이 지극히 낮을 뿐이지만 그래도 로또 보다는 엄청 쉽지 않을까? 희망을 잃지 말자!
나의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방법은 내가 현재 목적하고 있는 것을 일단 하는 것이다. 여러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 무언가 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면 일단 하는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내 삶의 모든 순간을 살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 몇 순간 정도는 '지금' 살 수 있다. 이거라도 안하면 평생 과거와 미래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생각에 이거라도 하고 있다는 말로 이해 바란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길게 글을 쓴 것이기도 하다. 하기로 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