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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젠골프' 읽기 (2부:준비) 13/15

2부. 준비, 액션 그리고 반응

by Eaglecs

12. 마음을 단전에 두어라. (p100 ~ p103)


단전의 기는 골프에서도 무척이나 요긴하게 쓰인다. 백스윙을 할 때, 즉 타깃에서 눈을 떼며 몸을 돌릴 때 그 중심축이 단전이어야 한다. 몸을 원위치로 돌릴 때 스윙의 힘도 단전에서 나온다. 또한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면 팔로우스로우에서 단전이 타깃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정신이 집중되는 곳으로 중심은 이동한다. 샷을 하기 전에 온갖 잡념으로 긴장한다면 중심이 머리 근처까지 올라온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머리에 약 9kg의 헬멧을 쓰고 어떻게 견실한 스윙을 할 수 있겠는가? 중심을 잃은 채 흔들거리고 균형 감각이 없는 상태에서 공을 맞추기에 급급할 것이다. 그러나 단전에 중심을 두고 두 발을 땅에 딛은 안정된 기분이라면, 스윙을 실수할 가능성은 훨씬 줄어든다.


공 앞에서, 아니 공에 다가가 스탠스를 취하기 전에 심호흡을 한다면 스윙에 적합한 중심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을 향해 다가가기 전에 가슴속에 남은 온갖 찌꺼기를 다 뱉어내는 기분으로 숨을 크게 내쉬어라. 깊게 숨을 내쉬면서 중심이 허리 아래로, 당신의 모든 힘을 생성해 내는 단전까지 내려간다고 느껴라.




선(禪)골프


'젠골프'의 젠은 선(禪)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작가는 단전(丹田) 혹은 기(氣)까지 이야기 하게 된 것 같다. 너무 전문적인 내용이라서 내가 감히 여기에서 관련된 '썰'을 풀기에 부담이 되는 내용이다. 물론 단전 호흡에 대해서는 몇 권의 책을 보긴 했다. 그리고 실제로 단전 호흡을 흉내 내면서 도움을 받기도 했다. 명상 관련된 책도 여럿 경험을 했는데 그런 책들도 복식 호흡 혹은 단전 호흡에 대한 설명이 꼭 나온다.


선(禪)은 '고요할 선'자이다. 고요 속에서 기를 모을 수 있고 오로지 그 속에서만 편안하고 견고한 단전 호흡이 가능하다. 흔히 유불선 삼교를 이야기할 때 나오는 선(仙)은 잘 아다시피 도교이다. 중국의 민족 종교로 신선 사상을 바탕으로 한다. 선불교과 도교를 헷갈려 하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고 적어본다.


이와 같이 여기서 말하는 선은 불교의 선사상에 관한 것이다. 이 장에서는 기와 단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명상을 주로 하는 선불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선불교는 명상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을 강조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시작되어 한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로 전파되었는데, 특이한 점으로는 선불교는 다른 불교 종파가 학구적인 면을 강조하는데 반하여 실행(실제적 수행과 경험)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즉 명상을 실행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이를 통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이다. 종교는 한 인간이 섣불리 그에 대하여 세밀하게 언급하기 매우 어려운 분야이다. 실제로 너무 방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종교라도 자유롭게 그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는 보통 사람들에겐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언급한 선불교에 대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도 아니고 그 일각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禪問答


많이 들었겠지만 '선문답'이라는 방식의 가르침도 선불교에서 나왔다. 직관적이고 매우 비유적이라서 일반일들이 도대체 이해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통하여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다. '해는 어디에 있는가?' 라는 질문을 했다고 하자. 이에 대하여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 저 하늘에 있습니다 혹은 당신이 보는 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라고 할 것이다. 이것의 의미는 해는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해와 함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냥 나같은 평범한 사람을 위하여 '저 하늘에 있습니다. 당신이 보는 해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라고만 비유적으로 말하지 말고 애초부터 '해는 찾는 것이 아닙니다.이미 우리가 해와 함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이미 존재하고 있고 우리도 그것들과 함께 '지금' 존재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늘 현재의 삶을 알아차리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라고 풀어서 이야기하면 좋은데 그렇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나 더 간다. '무엇이 부처인가?' 라는 질문이 있다고 하자. 답은 '이 순간, 이 자리의 바로 너 자신이 부처이다'라고 할 수 있다. 이답을 좀 더 설명하면 개인의 내면에서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이며, 부처는 특정한 무엇(형태나 존재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본성이 바로 부처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은 평범한 일인에 불과한 비종교인으로써의 한 인간이 선문답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상식에 근거한 내용임을 이해 바란다.




기(氣)골프


나는 종교가 없다. 다양한 책을 통하여 얻은 작은 앎을 바탕으로 나만의 글을 쓴 것이니 진정한 종교인(불교인)이라면 나의 좁은 소견에 대하여 불쾌할 수도 있을텐데 아무튼 널리 양해를 바란다. 선골프를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새 선문답에 대하여 내 생각을 쓰게 되었을 뿐이다.


선불교가 실천을 중심으로 배움과 깨달음을 이루어야 하듯이 젠골프(선골프) 역시 실천을 통하여 이루어야 한다. 많은 내용이 기술되어 있지만 그중에서 스윙의 전 과정에서 중심축을 단전에 두는 것만 기억하기를 바란다. 이걸 기억하기 위해서는 단전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부를 해 보길 권한다. 많은 책들이 있겠지만 '기 골프로 싱글되는 법' (정기인 저) 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제목부터 매우 직관적이다. 무슨 내용인지 바로 눈에 들어올 것이다. 골프에 대하여 기를 통하여 뭔가 가르침을 주는 책이다. 이미 절판되었지만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싱글이 될 성공율은 매우 낮겠지만, 적어도 氣와 골프를 이어서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골프를 칠 때 氣를 활용하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면 다른 것들도 마찬자기 아닐까? 집중력을 요하는 모든 스포츠를 할 때 마음을 단전에 두고 기를 모아서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그리고 스포츠 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행위를 할 때에도 고요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도 집중하고 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문제 해결 능력이 올라간다.


삽질을 할 때에도 집중해야 한다. 섣불리 삽을 놀리다가는 자기 발등은 찍을 수도 있다.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확하게 중심을 하체에 두고 삽목은 왼손으로 가볍게 잡고 삽의 손잡이는 오른손으로 적당한 힘을 들여서 잡은 상태에서 백삽질(백스윙)을 가볍게 하고 다운삽질(다운스윙)을 할 때 가속이 붙어서 부드럽지만 강하게 삽머리가 흙은 충분히 떠낼 수 있을 정도로 땅에 박힐 것이다. 스윙의 크기(아크)가 다를 뿐 삽질도 스윙과 비슷하다. 그래서 그런지 필드에서 '삽질'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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