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웃게 한 일
서먹서먹함이 반가움으로 변하는 시간이다. 매주 3번 월· 수· 금요일에 수업하는 라인댄스다. 새해 들어 신청했더니 당첨(?)이 되었다. 운동이 부족한 중년이라 움직임이 활발한 라인댄스가 좋은 것 같다. 시간이 맞지 않아 두 번은 참석하려고 한다. 흔쾌한 음악에 맞추어 리듬을 타는 회원들이 부럼부럼! 모두들 의상과 신발을 갖추었고, 꽤 수준이 있는 회원들의 동작을 보니 자신감이 없어진다.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사는데 오늘은 힘들었다. 하지만 중도포기는 없다. 신청한 목적을 생각하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첫 술에 배 부르랴! 앞으로 지속성이 문제다. 집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한 게 맘에 쓰인다. 기분이 좋지 않아, 허겁지겁 점심을 과하게 먹었다. 배불러 의자 깊숙이 앉아 TV를 보니 잠이 쏟아졌다.
"청도농장에 가보자"는 짝꿍의 말에 깨니 오후 4시다. 동지를 지나 해가 조금 길어진 것 같아 늦어도 출발했다. 오후 농장 드라이브는 처음이다. 황량한 겨울산밭에 도착하니 을씨년스러웠다. 가지 끝에 달려있는 감, 까치밥들은 얼어서 색깔이 우중충하다. 혹시 살아남아 먹을 수 있을까 해서 덮어 놓은 상추의 부직포를 모두 거두었다. 마늘은 찬바람 속에서도 움트고 있었다. 산기슭에는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마지막 힘을 다하듯 밝고 따뜻하다. 산 위에 올라가 한 바퀴 돌고 내려왔다. 5시가 넘어 돌아오는 길.
청도면 입구에 새로 개업한 '장사부' 중화요릿집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개업기운을 받는지 손님들이 붐비었다. 음식을 먹어보니 붐빌만하다. 이 집도 지속성이 있어야 할 텐데. 영업이 잘되면 사업주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른다. 어느새 주위는 어둠이 내려앉았다. 청도 새마을단지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산마을에도 불이 밝혀지기 시작한 시간. 집에 도착하니 대문너머 컴컴한 어둠 속에서 반려견의 어리광 부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컹컹낑낑! 구불고 난리다.
반려견의 대한 애틋함이 좀 심하다. 우리 가족의 체온을 느끼며 사는 강아지다. 눈에 밟혀 여행을 가지 못하는 남편. 서둘러 먹이를 챙긴다. 개집에 넣어 줄 핫팩을 사러 간다. 몇 번이고 손을 넣어 보고 온도를 확인한다. 잘 자라고 쓰담쓰담!. 오후 몇 시간 집을 비웠다고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 어린아이 같다. 아침이면 변려견 산책을 위해서 데리고 간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풀냄새, 흙냄새를 맡으며 세상 탐색을 한다. 이 시간 걷기는 물론, 온전히 강아지 산책 위주다. 새봄 이도 이제 노령견이 되어간다. 해마다 한번 예방접종도 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먹이는 것을 소홀해서는 안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정 주기 나름 아니겠는가? 새봄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