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전람ㆍ대구 엑스코 박람회
기온이 급강한다고 연일 예보가 있다. 예정된 일정이기에 동대구행 무궁화 기차를 탔다. 기차는 상동ㆍ청도ㆍ경산-동대구로 역마다 손님을 태우고 내려놓고 하니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유년시절, 마산시 성호초등학교 가는 길은 북마산 ·구마산· 신마산으로 이어진 철도가 있었다. 그 시절의 철도 건널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낭만적이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공간이었다. 요란한 굉음으로 증기를 품어내면서 칙칙폭폭! 달려오다가 "땡땡땡땡" 철도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오면, 모여 서서 기차가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던 기억들이 생생하다. 하굣길에 친구들과 철길 레일 위에서 양팔 벌려 균형 잡기 놀이도 하였다. 화물열차가 흘리고 간 석탄(조개탄)을 주워, 집으로 가져와 아궁이나 풍로에 넣으면 타오르던 붉은 불꽃과 특유의 냄새가 났다. 60년 전의 이야기다.
오늘은 남편과 동대구 기차여행이다. 살다 보면 마음이 힘들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일이 필요하다. 여행이 최고다. 아침 일찍 밀양역에서 출발. '동아전람 대구 5大 박람회'의 행사에 갔다. 대구 엑스코 (EXCO) 동관이다. 역에서 택시를 타고 행사장에 가서 오전 내 관람을 하였다. 2026 건축박람회와 가구 엑스포, 홈& 리빙페어, 차(茶) · 공예, 스포츠, 레저, 골프산업 박람회다. 내가 사는 곳은 문화적으로 궁핍하다. 이런 행사를 볼 기회가 없다. 남편과 기차여행이라 생각하고 시간 내어 갔다. 많은 정보와 물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거대한 쇼핑센터다. 둘러보고 필요한 것은 구입했다. 나는 의식주 중에서 주(집)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람마다 자기만의 쉼터가 있을 것이다. 내 집에 온전히 가만히 쉼이 있는 공간을 꿈꾼다. 몸과 마음이 편안한, 아름다운 집을 만들고 싶어 건축 박람회에 간다.
무엇보다 흔쾌히 동행한 남편이 고맙다. 생각차이가 많지만, 건축에 대한 의견일치가 되었다. 승용차를 타지 않고 기차를 탄 것은 잘했다. 기차여행은 좋은 점이 많다. 대화를 하면서 창밖 풍경을 보며 즐길 수 있다. 운전부담 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풍경을 바라보는 일, 여행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자가운전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신경이 쓰인다. 기차는 사고나 기상악화가 없는 한, 목적지를 정해진 시간에 도착한다. 장거리 운전의 피로와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기차여행이다. 남편과 함께하는 기차여행은 일거양득이다. 집에서 못한 이야기도 차창을 바라보는 여유 속에서 한다.
기차를 타는 것은 단순히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운전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나만의 자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사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삶의 현장은 아니더라도 멀리서나마 삶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국내 여행은 kts 열차가 아닌 무궁화 완행열차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