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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쓸수록 구독자가 빠져 나갔던 이유

부분을 놓치면 전체를 망친다

by 옹기종기

나는 매일 아침 글 한 개씩을 블로그와 브런치에 업로드 한다. 매일 같이 올리기 시작한 지는 얼추 두 달 가까이 되었다.


그 사이 수십 개의 글을 업로드 했고 덕분에 블로그든 브런치든 짧은 시간 동안 구독자가 꽤나 많이 늘었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요 며칠간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블로그는 별 차이가 없는데 유독 브런치에서만 글을 올리면 구독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3,4명씩 빠져 나가는 것 아닌가.


현재 내 브런치의 구독자가 1,020명쯤 된다. 그런데 오늘 글을 올리기 전까지는 구독자가 1,023명이었다. 방금 글 하나 올리고 나니 구독자가 삽시간에 3명이 빠져나간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내 글이 수준 미달이라 그런 걸까? 이번 글은 너무 민감한 주제를 다뤘나? 답방문을 안해주니 실망한 사람들이 구독 취소를 눌렀나?'


며칠동안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글을 올린 직후 구독자가 줄어들었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예상 외로 답은 간단한 데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글을 올리는 시간'이 너무 빨랐던 것이다.


보통 아침 6시 반에서 7시에 일어나는 나는 전날 써둔 글을 한시라도 빨리 공개하고 싶은 마음에 요 며칠동안 눈을 뜨자마자 블로그와 브런치에 발행 버튼을 누른다. 1분 1초라도 빨리 내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 마음과는 다르게 결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너무 이른 시간에 업로드 된 내 글 때문에 브런치 앱의 '새글 알림 기능'을 켜둔 구독자들은 꿀맛 같은 주말 아침의 아침잠을 방해 받아버렸고, 매일 아침 7시에 내 글 알림 때문에 잠을 설칠 바에야 아예 구독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매번 서너 명씩만 구독 취소를 한 게 오히려 다행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며칠동안 얼마나 내 글 알림 때문에 짜증나는 사람이 많았을까. 생각할수록 아찔하다.


그래서 이제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업로드 시간을 오전 10시로 통일하려고 한다. 만약 나 때문에 한번이라도 아침잠을 설치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살다보면 참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을 놓쳐서 오랫동안 공들인 일을 어이없게 망쳐버리는 경험을 종종하게 되는 것 같다.


몇 시간동안 공들여 쓴 글들이 고작 '업로드 시간' 하나 때문에 남들에게 '짜증나는 대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하늘 아래 이보다 슬픈 일이 또 있을까.


글쓰기에 공을 들이는 만큼 부수적인 부분에도 앞으로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영화 <장르만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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