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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Nov 24. 2023

의원면직 후 다시 공무원이 되는 이유

시험 합격은 결코 내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른바 '대퇴사의 시대'다.


 불과 내가 취업을 준비하던 6,7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최대한 오래 다니고 싶다는 생각에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 계발에 열중 했다면, 지금은 모두가 하루라도 빨리 직장을 그만두려 주식과 코인을 사고, 부동산 공부에 열을 올린다.


 직장에서 높이 올라가기 위해 상사의 비위를 맞추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장 내 '에이스'들이 불과 몇 년만에 완전 '바보' 취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딱 잘리지 않을 만큼만 일하고, 남는 에너지는 퇴근 후 재테크에 전념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하는 일에 비해 급여 수준이 현격히 낮은 공무원 집단, 그중에서도 경력 5년 미만의 저연차 공무원들의 '퇴사율'이 요 몇 년 사이 아주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내가 직장을 그만뒀던 2020년까지만 해도 직원 한 명만 그만둬도 조직의 모든 사람들이 그 직원에 대해 수군거렸는데, 이제는 그만두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에 대한 대화조차 나누지 않는다.


 그만큼 젊은 저연차 공무원의 퇴사가 전 사회적으로 너무나도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능력이 출중할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앞다투어 공직을 탈출한다.


 그런데 막상 저연차 공무원들이 호기롭게 공무원을 그만두고 나면, 막상 이직할 곳이 마땅치 않아 뭘 해야할지 모르겠는, 한없이 막막하고도 두려운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력을 다해 열심히 외우고 익혔던 공무원 시험 관련 지식들은 면직 후 사기업 취직 준비 시에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한다.


 또 공무원 수험 기간+공직 생활 기간동안 흘러버린 시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20대 중반의 창창한 취준생을 30대 초반의 '애매한 경력자'로 만들어 놓는다.


 수험생 시절부터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온 몇 년간의 시간이 완전히 무용지물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공무원들이 어쩔 수 없이 공무원을 그만두고 잠깐의 방황 후, 다시 다른 직렬로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삶의 안정감을 얻는 대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하나로 축소시켜 버린다는 것은, 그만큼 '치명적인 위험성'을 동반하는 일이다.


 그래서 이제 막 공무원이 되신 분들이나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어쭙잖게나마 '먼저 공무원이 된 선배'로서 한 마디 해드리고 싶다.


 일단 공무원이 되었으면, 이 직장이 내가 평생 있을 수 있는 곳인지 처음 몇 년간 치열하게 고민 하셔라.


 고민의 끝에 이곳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이라 생각하신다면, 과거에 들인 매몰 비용에 연연하지 말고, 과감히 자신을 알아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자신의 일터를 옮기셔라.


 시간이 빠를수록, 선택에 대한 확신이 확고할수록 떠나간 곳에서 성공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반면 앞으로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시험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적어도 공무원 조직이 어떤 뉘앙스를 가지고 돌아가는 조직인지에 대해서 만큼은 명확히 파악하셔라.


 유튜브를 통해서든, 블로그를 통해서든,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든, 공무원 조직에 대한 느낌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파악하고, 그 파악의 결과 공무원 조직에서의 생활이 내 삶의 가치관과 충돌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을 때, 그때부터 비로소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셔라.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확신이 확고할수록,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계획이 명확할수록, 단기간 내 시험에 합격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하나 확실한 것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노력을 다른 곳에 들인다면, 적어도 어떤 분야가 되었든 그 분야에서 완전한 실패를 경험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란 점이다.


 앞으로 공직 사회가 어떻게 흘러 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이곳에 들어오실 분들이 젊은 시절의 그 소중한 노력들을 '무의미한 곳'에 썼다는 공허함과 박탈감만큼은 결코 느끼지 않으신 채, 공직 생활을 맞이 하셨으면 좋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MBC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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