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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Jul 15. 2024

자본주의 시대에 공무원으로 사는 것

열심히 살수록 가난해져만 간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 참 오랜만이다. 휴직을 막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매일 같이 휴직 일기를 쓰고,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채 한 달이 가기 전에 내 블로그엔 업데이트가 뚝 끊겼다.


 물론 그 사이 여러 일들이 있어 마냥 블로그에 시간을 쏟을 상황은 아니었지만, 밤 10시 퇴근이 일상이었던 지원청 시절에도 1, 2주에 한 번씩은 글을 올렸던 걸 떠올려 보면, 지난 몇 달간 글이 올라오지 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100% 나의 게으름 탓인 듯 하다.


 혹시라도 내 부족한 글을 기다리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간단하게나마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요즘 나는 투자와 재테크에 대해 공부 중이다.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듯, 여러 자산가들과 투자자들이 쓴 책들을 찾아 읽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다행히도 아직까진 이와 관련된 내용이 지겹거나 불필요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가끔씩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곱씹다 보면, '아~ 그때 그 친구가 이야기한 개념이 이거였구나~' 하면서 과거를 반추하기도 한다. 또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 같이 날린 기회들이 떠올라 애꿎은 허벅지를 주먹으로 내려치기도 한다.


 그리고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반추 끝에 남는 감정들은 대부분 '후회'로 귀결되고 만다.​


 자본주의에는 참으로 재미있는 특성이 있다.


 가령 여윳돈 10억이 있는 사람과 여윳돈이 한 푼도 없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여윳돈 10억이 있는 사람은 당장 그 10억이 없어도 생활에 큰 문제가 없으니 그 10억으로 자신이 실거주할 아파트를 한 채 사서 별 생각없이 그곳에서 편안히 거주한다. 반면 여윳돈이 한 푼도 없는 사람은 당장 번 돈으로 먹고 사는 것에 바쁘니 내 집 마련은커녕 변변찮은 저축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월세 걱정, 생활비 걱정에 머리를 싸매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10억의 여윳돈이 있었던 사람은 10억짜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실사용 가치까지 누리면서 그 사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20억이 된 아파트의 소유주가 되어 있다. 반면 여윳돈이 한 푼도 없던 사람은 자신의 월급 상승분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올라가는 임대료와 집값에 허덕이다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며 여전히 조금씩 가난해져만 간다. 10년 전 이 둘의 차이는 10억이었지만, 10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둘의 차이는 20억+@로 두 배 이상 벌어져 버린 것이다.​


 이렇게 이미 돈이 있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해서 돈이 불어나고, 반대로 돈이 없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해서 돈이 줄어간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바보 같은 투자만 하지 않는다면, 돈이 돈을 낳고, 물가 상승률이 언제나 우리의 급여 상승률을 앞질러나간다.


 그래서 이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빠른 시일 내에 자산을 취득할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 지점에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너무나도 치명적인 단점을 지고 있다.


 공무원들은 돈이 가장 필요한 30,40대에 너무나도 적은 돈을 받고, 은퇴 직전의 늦은 나이가 되어서야 그나마 월급다운 월급을 받기 시작한다. 그 사이 종잣돈을 만들지 못해 젊은 시절 다가오는 수많은 투자 기회를 눈앞에서 놓쳐버리고 만다.


 또 소득이 높지 않으니 은행 대출 등의 레버리지를 과감하게 일으키지도 못한다. 그러니 정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지 않는 이상 현재에 만족하는 공무원으로 살아가면 갈수록 조금씩 나도 모르는 사이 가난해져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어찌보면 이 당연하고도 단순한 논리를 깨닫고 나니 한편으론 참으로 어린 날의 내게 참으로 미안하기도 하다.


 내 주변의 몇몇 영특한 친구들처럼 직업을 갖기 전인 20대에 이 논리를 확실히 깨달았다면, 적어도 30대 중반이 된 지금에 와서 고작 200만원 겨우 넘는 월급을 받아가며, '일 안(못)하는 몇몇 폐급 공무원'들과 업무분장을 가지고 기싸움 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아직' 30대 중반밖에 안된 나이에 이 사실을 깨달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정말로 얻고 싶었다면, 적어도 결코 '공무원'만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할까. 6년차에 최저임금과 비교 되는 내 월급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막막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D


 * 배경 출처: MBC <라디오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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