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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기종기 May 01. 2022

공무원 시험이 수능보다 어려운 5가지 이유

적어도 한과목당 50문제씩은 봐야하는거 아니야?!

 안녕하세요. 옹기종기입니다. 오늘은 공무원 시험이 수능 시험에 비해 어려운 점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ㅎㅎ 자 그럼 시작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대해 이야기하길 '제2의 수능', '수학만 빠진 수능'이라고들 하죠. 작년 기준 수능 응시자수가 40만 명 남짓 됐던 걸 감안하면 응시자수 기준으로 했을 때 정말 공무원 시험을 제2의 수능이라 칭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입니다.ㅎㅎ 올해부터 전공과목 제도가 실시되면서 공무원 시험 응시자수가 많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20만명에 육박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수능과 비교할만큼 응시자수가 많은 공무원시험인데도 불구하고 시험 문제의 퀄리티나 시험 실시 방식 등은 수능에 비해 공무원 시험이 꽤나 열악한 것이 사실인데요. 지금부터 수능과 비교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때 겪는 어려움을 5가지로 정리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 공무원 시험에 진입하려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글을 보시고 공무원 시험 준비가 자신한테 잘 맞을지 미리 가늠해보시기 바랍니다!ㅎㅎ


1. 문제 수가 한 과목당 20문제, 전 과목 다해봤자 100문제밖에 안된다.


 제가 공무원 시험을 처음 준비할 때부터 정말 이해가 안됐던 부분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국어나 영어, 한국사 같은 경우 수능에 비해 결코 준비해야할 시험 범위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영어같은 경우는 독해 위주로 시험이 치러지는 수능과 다르게 공무원 시험에서는 독해, 문법, 어휘, 생활영어 모두 굉장히 깊은 부분까지 출제가 되기 때문에 완벽하게 준비하기 위해선 정말 엄청난 양의 기본서와 문제집을 익히고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막상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날이 되어 시험장에 가면 고작 과목당 20문제만으로 그동안의 노력을 평가게 되어버리죠. 만약 한 과목에 대해 고난도 문제까지 모두 익혀가며 열심히 준비해온 사람이 있는데, 문제가 평이하게 나와 모두가 만점을 받아버리는 상황이 되면, 문제 수가 고작 20문제뿐이기 때문에 그 과목에 대해서만큼은 전혀 변별력이 없어지게 됩니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대충대충 버릴 것 버리고 공부한 사람들과 같은 점수를 받아버리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에 시험 준비를 함에 있어 '복불복'의 요소가 그만큼 강해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론 열심히 공부한 수험생들을 위해서라도 과목당 50문제 정도는 풀 수 있게 해줘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인사혁신처 공무원분들께서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2. 5과목 100문제를 쉬는 시간 없이 100분 안에 풀어야한다.


 수능은 1교시에 언어를 보고, 2교시에 수학, 그리고 점심을 먹고와서 3교시에 영어, 4교시에 탐구를 보고 하루의 시험을 마무리하게 되죠. 이렇게 수능 시험은 각각의 과목을 나누어 시험을 치기 때문에 각 과목의 난이도나 문제 풀이 시간이 다른 과목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가 어렵게 나왔다고 해서 수학 시험까지 망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겠죠.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어찌보면 좀 무식(?)하게 5과목 총 100문제를 단 1초의 쉬는 시간도 없이 100분 안에 풀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 강사님들도 매번 하시는 말씀이 '시간 분배'를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들 하시죠. 만약 국어나 영어가 어렵게 나와 앞 부분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 먹고 멘탈이 흔들리게 된다면, 시간이 모라 뒤 쪽에 배치된 행정법, 행정학, 교육학 등이 아무리 쉽게 나왔다 하더라도 손도 못대보고 시험지를 감독관에게 뺏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1번의 문제 수와 관련된 것과 연결하여 문제 수도 늘리고, 시험 시간도 과목별로 나누어 수능과 같은 시스템으로 시험이 치러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더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 긴장해서 머릿 속에 있는 것을 다 펼치지도 못하고 1년의 시간을 날려버리는 일도 많이 줄어들텐데 말이죠..ㅎ


3. 가끔 말도 안되게 지엽적인 문제가 출제된다.


 몇 년 전 유튜브에 전한길 강사님이 말도 안되게 지엽적으로 출제된 한국사 문제 하나를 설명하면서 '격노'를 하는 영상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ㅎㅎ 그만큼 그동안 공무원 시험 역사에서 국어에서의 고유어 문제, 영어에서 어휘 문제, 한국사에서 문화사 문제 등이 '대학 교수'들도 풀 수 없을 정도로 지엽적으로 출제되어 문제가 된 적이 자주 있었죠.ㅎㅎ (지엽적이기만 하면 다행이지 출제 오류인 경우도 빈번하게 있었습니다...ㅎ 고작 100문제 보는 시험에서 말이죠...ㅎ)


 많은 강사분들이 이런 문제는 어차피 나와도 찍기 싸움이라 운에 맡겨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0.1점 차이로 합불이 결정되는 이 살벌한 시험에서 무려 5점짜리 문제가 1/4 확률의 찍기 싸움이 된다면 이게 정상적인 것일까요? 변별력을 위해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그 누구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더이상 출제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네요.ㅎㅎ


4. 시험을 치기 전에 응시 지역을 결정한다.


 매년 지역별, 직렬별 공무원 시험 합격선을 보면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교행이나 일행 같은 인기 직렬들의 컷이 평균 90점에 육박하는 반면, 비교적 인기 없는 직렬들은 같은 시험 문제로 시험을 치름에도 불구하고 평균 70점도 안되는 점수로 합격하는 경우도 아주 많죠. 또 같은 일행, 교행이라도 또 지역별로 합격선이 천차만별 차이가 나게 됩니다. 가령 서울시 일행에서 30점 차이로 광탈한 한 수험생이 만약 그 성적으로 지방 군 단위에 응시를 했다면 넉넉한 점수차로 합격을 할 수 있었던 식입니다.


 보통 수능은 시험을 치고 성적표를 받아들고 어느 대학에 지원할 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소신 지원', '안정 지원' 등과 같은 표현이 있는 거죠. 그런데 공무원 시험은 시험을 치기도 전에 딱 '한 군데'만 선택한 후 시험을 치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응시하는 지역이 내 실력에 비해 '소신 지원'인지, '안정 지원'인지도 확실히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같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매년 합격선이 10점, 20점씩 널뛰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 공무원 시험은 시험을 치기도 전 응시 지역을 선택할 때부터가 너무나도 스트레스입니다. 위험성을 감수하고 연고지를 응시할까? 아니면 1년 더 공부를 할 순 없으니 조금 더 낮은 지역에 응시해서 일단 합격부터 할까? 만약에 연고지를 썼다가 아깝게 떨어진다거나, 또 합격을 위해 비연고지를 썼는데 너무나도 높은 점수로 합격해버린다면 두 경우 모두 수험생 입장에선 너무 잔인한 상황이 되겠죠. 수능 처럼 시험 한 번으로 여러 지역에 응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시험은 다 치고 나서 응시 지역을 고르는 식으로 시험 방식이 바뀌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ㅎ


5. 수능과 다르게 가군, 나군, 다군이 없다.


 앞의 4번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수능은 한 번의 시험으로 총 3군데의 대학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점수가 애매하게 나왔을 경우에는 내가 정말 가고 싶은 대학 1군데, 아쉽지만 적당한 대학 1군데, 최악의 경우 재수하는 것보다는 나은 대학 1군데 이런 식으로 지원을 하죠.


 하지만 공무원 시험은 하나의 시험 점수로 여러 군데에 응시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지역에 응시했느냐에 따라 같은 점수라도 누군가는 합격선보다 월등하게 높은 점수로 합격을 하고, 어떤 사람은 점수와 관계 없이 '불합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됩니다. 1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여 본 시험에서 한 번이라도 불합격을 하게 된다면,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20대의 1년이란 시간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운'이라는 요소에 이 모든 걸 맡기게 되는 것이라면 지금의 시스템이 너무 잔인한 것은 아닐까요? 개인적으론 문제 수도 지금보다 대폭 늘리고, 한 시험으로 응시할 수 있는 지역도 대폭 늘렸으면 좋겠네요.ㅎㅎ


 지금까지 공무원 시험이 수능보다 어려운 5가지 이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공무원 시험이든 수능이든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나뉘는 시험은 제각기 다른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누군가가 합격의 기쁨을 맛보는 대신 누군가는 반드시 불합격의 아픔을 참아내야 할테니까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야 한다고는 하더라도 적어도 그 결과에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상황은 보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ㅎㅎ


 운이 없어 노력한 바를 다 펼치지 못하신 분들, 또 운이 없어 높은 점수를 받고도 '불합격자'가 되신 분들 모두 멘탈 흔들리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 가장 가까운 시험에서 아주 높은 점수로 합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방직까지 남은 50여 일 최선을 다해 정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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