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찹쌀탕수육: 그리운 쫄깃한 일상

환경변화가 만들어준 일상의 소중함

by 행복한 식기록

추억의 신혼집

우리는 아직 결혼 3년 차인 새내기 부부다. 11월에 결혼을 하게 되어 3년 차지만 아직 2년을 꽉꽉 채우지도 못한 신혼이다. 우리의 첫 신혼집은 신도림에 있는 아파트 전세였다. 본의 아니게 잦은 주거지 이동이 있었는데 아직도 이 첫 신혼집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내의 말을 들어보면 나보다 훨씬 많이 아내는 이 집을 그리워한다. 결혼 후 첫 집 그리고 첫 서울살이였기에 많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정이 갈만한 요소들이 더 많았던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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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단골

그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집 주변에 있었던 맛집들이었다. 당시 우리는 주말에 온전히 쉬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말에도 종종 근무를 해야 했던 아내와 잦은 회식과 야근이 있던 나는 결혼 후에도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쉬는 날이 맞을 때 우리는 여느 신혼부부처럼 밖에서 외식을 하곤 했는데 이 식당이 우리 부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가까운 곳에 이런 식당이 있어서 정말 좋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마음의 단골이었다. 매일매일 가서 단골인 곳이 아닌 우리 부부의 마음에 친밀감이 생성된 마음의 단골집이다. 우리는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 먹지 않는 편이다. 그나마 시켜 먹는 게 중식인데 집 근처에 맛있는 중식당이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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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내가 좋아하는 이 찹쌀탕수육은 쫄깃함이 살아있어서 아직도 먹고 싶다고 얘기를 많이 한다.



쫄깃 달콤한 찹쌀탕수육

이 때는 사실 하루하루가 굉장히 쫄깃한 긴장상태였다. 나랑 아내는 모두 출근 셔틀을 까딱하면 놓칠 수도 있었고 업무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어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힘든 일상을 보내다가도 함께 쉬는 날이면 매콤한 차돌짬뽕밥과 탕수육을 먹으러 갔다. 당시에는 몰랐던 우리의 힐링 푸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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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이 때는 정말 이런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오랜 기간 동안 이 동네에서 살 것 같은 느낌과 함께 인생의 변화가 있다 해도 언제든지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만 똘똘 뭉쳐있었는데 그 단단한 마음이 이런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장벽이 되어버렸던 건 아닐까 싶다. 지금은 또 다른 매콤하고 쫄깃한 요소들이 있고 지금도 우리는 어떤 음식으로 혹은 서로에게 익숙한 일상으로 힘이 되며 살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정말 맛있었고 지금은 쉽게 먹지 못하는 이 찹쌀탕수육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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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정보

도림 186

https://maps.app.goo.gl/abZYhL33J5ARycKv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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