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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기 Jun 30. 2024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쓰는 편지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를 떠올리며

To. 힘든 여정을 계획 중인 현재의 나


네가 지난 삶을 변화시키기결심한 이후 난 너에게 꾸준히 편지를 쓰고 있어.

이미 지나간 옛일은 어찌할 수 없지만 남은 일이야 충분히 너의 의지와 소망으로 되돌릴 수 있어.

늘 그랬듯 오늘도 너에게 무거운 조언을 건넬까 해.

간혹 마음을 후벼 파는 표현이 나오더라도 이해해 줘.

널 위한 혹은 날 위한 진심이라는 본질은 변치 않으니까.


감옥 같은 현실을 탈출하기로 결정했으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

이땐 이랬었지, 그땐 랬었지 같은 과거 속 나약한 상념에 붙잡히기 전에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해야 해. 

과거가 빚어낸 아릿한 감상이나 향수는 현재의 소중함을 절대 넘어서지 못해.

언제까지 현실의 요람에 편하게 누운 채로 나태의 살만 비둥비둥 찌워댈 거야?

이불속에서 단잠만 자지 말고 열망 안에서 단꿈을 꿔야 돼.

뒤돌아 보지 말고 오로지 앞만 보고 묵묵히 걸어.

그리고 달려.


호흡이 가빠온다고 멈추는 순간, 포기하고 싶은 맘이 불쑥 찾아올지도 몰라.

하지만 무기력했던 예전의 너와는 명백히 다르다는 걸 보란 듯이 증명하 거야.

남들이 널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봐도 절대 괘념치 마.

확신의 예감 닭살처럼 돋아 올라 네 마음속에 전율의 곡조가 서서히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면 험한 가시밭길일지라도 가시에 피 흘려가며 헤치고 나아가는 거야.


어서 움직여.

자유와 해방이 있는,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으로.

구원할 그곳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여.

검붉은 소나기가 마수같이 쏟아져  너의 시야를 흩트려놓더라도 절대 넘어지거나 포기해선 안 돼.


불과 유황이 비 오듯 쏟아지는 소돔성.

돌이킬 수 없는 잔인한 꿈으로 인해 뒤를 돌아봤다가 소금기둥이 된 롯의 아내.

 과거 그녀의 과오를 반복해선 안 돼.

가장 소중한 보물을 버려두고 떠나는 것처럼 주저하고 망설이지 마. 

가 찾아야 할 보물은 네가 머물던 황폐한 땅이 아니라 네가 개척할 꿈의 황토 어딘가 깊숙이 박혀 있다고.


반드시 새겨 들어.

끓어오르는 간절함이 없다면 시작하지 마.

불확실함과 의구심에 영혼을 뺏겨 헤매고 방황할 바엔 푹신하고 안락한 현실의 창살 안에서 나올 생각도 하지 마.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5성급 무덤 에서 영원히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매정하다고 생각하지 마.

지금의 널 위해, 미래의 날 위해 하는 말이야.

행복이란 결국 남이 아닌, 내가 찾아야 하는 것이고 내가 누릴 수 있는 거야.

할 말은 산더미 같지만 의도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해.

그럼 이만 줄일게.

                                                                                                                                                                                                                                                                                                      From. 현재가 눈물 겨운 미래의 나


추신 :  사랑하는 방법을 빨리 찾길 바라.


나에게 쓰는 편지의 답장은 절대 오지 않아. 하지만 변화된 내 삶 속 어딘가에 이미 답장은  와 있을지도 몰라. 내가 흔들릴까 봐, 또다시 안주할까 봐 꽁꽁 숨어있는 거야. 내가 진정 날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칠 때까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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