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융자산 7억 원 인증
예전부터 재테크 판을 보면 참 기가 찬다. 유튜브나 블로그에는 수십억, 수백억을 벌었다는 자칭 전문가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자신의 실계좌나 공인된 자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자산배분 투자의 대가이신 김성일 작가님처럼 매월 깔끔하게 계좌를 공개하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화려한 혓바닥으로 대중을 자극할 뿐이다.
그래서 나도 깐다.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라는 책 표지에 내 이름 석 자와 얼굴을 당당하게 박아 넣은 이상, 독자들에게 뇌피셜이 아닌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로서의 예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 화면은 토스나 뱅크샐러드 같은 사설 앱의 캡처본이 아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라면 대부분 해야하는, '공직자 재산등록' 시스템 오피셜 화면이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짧게 부연하자면, 이건 국가가 공무원의 재산 형성 과정을 들여다보는 아주 '얄짤없는' 시스템이다. 금융결제원 망과 직접 연동되어 내 명의로 된 예적금, 펀드, 주식 잔고는 물론이고, 숨기고 싶은 마이너스 통장이나 대출 같은 '채무'까지 1원 단위로 남김없이 싹 다 긁어온다. 숫자를 내 입맛대로 부풀리거나 불리한 빚만 쏙 빼고 허위 신고했다가는 징계를 먹는 살벌한 곳이다. 즉, 사기꾼들처럼 엑셀 표를 만지작거리며 '가짜 부자' 행세를 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이것마저도 포토샵으로 주작했다고 우기면 나로서도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내가 독자들 한 명 한 명 직접 찾아가서 스마트폰 뱅킹 앱을 눈앞에 켜서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적어도 내 이름 석 자와 직장을 걸고 할 수 있는 최선의 인증 방식은 이게 전부다. 믿든 말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
공직자 재산등록 시스템에서는 내가 굴리고 있는 연금저축, IRP, ISA 같은 굵직한 투자 계좌들이 모두 '예금/보험' 항목으로 뭉뚱그려져서 나온다. 화면에 찍힌 총액은 약 7억 5천만 원(750,967,000원)이다.
하지만 나는 내 자산에 아주 냉정하다. 이 금액 안에는 내가 금융자산으로 치지 않는 '종신보험' 내역이 섞여 있고, 약간의 채무도 남아있다. 이 허수들을 깔끔하게 덜어내고 뼈대만 남긴 나의 진짜 '순금융자산'은 현재 약 7억 원이다.
아, 물론 이 메인 시스템 외에 아주 사소한 개별 주식들도 존재하긴 한다. 다 합쳐봐야 200만 원 남짓한 잔챙이들인데, 대부분 지인이나 친구들이 재직 중인 회사 주식을 재미 삼아 딱 1주씩 사둔 것들이다.
이 주식들의 용도는 명확하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그 회사 다니는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는 것이다.
"야, 나 주주다.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까 일 똑바로 해라."
참고로 내 계좌에는 그 어마어마한 대폭락으로 유명한 LG생활건강도 들어있다. (친구야, 제발 일 좀 열심히 해라...)
내 책의 저자 소개란과 본문에는 '6억 원의 금융자산을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원고를 탈고하고 책이 인쇄소에서 나와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걸린 몇 달의 시간 동안, 내가 세팅해 둔 글로벌 자산배분 시스템은 내 노동력과 무관하게 알아서 눈덩이를 굴려 1억 원을 추가로 불려놓았다. 이것이 바로 내가 책에서 피를 토하며 강조한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시스템'의 위력이다.
지방 소도시의 평범한 공무원 월급으로 시작했다. "그 돈으로 뭘 하겠냐", "지방은 이미 끝났다"는 세상의 비아냥 속에서, 나는 낡은 잿빛 성벽의 관행에 순응하는 대신 주거비를 극단적으로 방어하며 글로벌 자산에 묵묵히 투자했다.
그렇게 구축한 7억 원이라는 단단한 갑옷(자본) 덕분에 나는 승진에 목매는 대신 30개월의 아빠 육아휴직을 당당하게 썼고, 아내, 딸과 함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무사히 완주하며 진정한 '자유'를 쟁취할 수 있었다.
이것은 남의 나라 동화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방에서 조용히 숨 쉬며 출퇴근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의 100% 팩트 기반 생존기다. 무지성 영끌이나 욜로의 환상에서 벗어나, 나와 함께 조용히 자본주의 시스템을 해킹할 사람들은 언제든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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