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재테크 책 쓴 이야기 1 : 돈의 중요성

돈에 눈 뜬 공무원

by CㅇSMㅇS

공무원이 되다
2014년 가을, 나는 공무원이 됐다. 하고 싶어서 된 건 아니었다. 원하는 대기업엔 떨어졌고, 가고 싶지 않은 회사는 억지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차라리 공무원이 낫겠다” 싶어 공부했고, 운 좋게 붙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녹록지 않았다. 일이 힘든 건 참을 수 있었지만, 조직문화가 너무 답답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정시퇴근조차 눈치 보는 분위기였다. 할 일 없는 사람들까지 책상에 앉아 있는 척하다가, 6시 20~30분쯤 하나둘씩 일어나는 모습은 정말 비정상적이었다. 어느 날, 결심했다. 나는 6시 정각에 퇴근하는 사람이 되겠다. 누군가는 시작해야 했다.

막내가 먼저 퇴근하자, 팀장은 돌려가며 눈치를 줬다. 그래도 굴하지 않았다. 늘 가장 먼저 퇴근했다. 그렇게 나부터 관성을 끊었다.

그리고 술자리. 팀장이 있으면 팀장이 말하고, 과장이 있으면 과장이 말하고, 7급 이하끼리 있어도 고참만 말한다. 나머지는 고개 숙이고 들을 뿐이다. 그러다 집에 오면, 남는 건 공허함뿐이었다. 그렇게 사람 상대하는 것이 점점 더 피곤해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를 괴롭힌 건, 내 미래가 뻔히 보인다는 점이었다. 지금 옆자리 팀장이나 과장이, 10년, 20년 뒤의 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면 숨이 막혔다. 그들의 일한 성과는 결국 지자체장의 업적으로 포장되고, 그 대가로 돌아오는 건 조직 안에서의 허울뿐인 자리 하나일 뿐이었다. 작고 폐쇄적인 조직 안에서 ‘관리자’라는 자리는 밖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고, 안에서도 누구나 채울 수 있는 칸막이처럼 느껴졌다.

어느 날 문득, "언젠가 내 이름을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현실은, 이 조직에서 잘나간다는 국장의 이름조차 검색되지 않았다.
그런 조직 안에서 '잘 풀리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거기엔 명예도, 가치도, 흔적도 없었다.

점점 회의감이 짙어졌다.
내 미래는 잿빛이었다.
그 회색의 흐름을 끊고 싶었다.
나는,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

삶의 전환점
시간이 흘러, 아내를 만났고 결혼했다. 아내에게 신혼여행은 생애 첫 해외여행이었다. 그 경험이 꽤 강렬했던지, 돌아온 뒤에도 여행 이야기를 자주 꺼냈다.

나는 대학 시절, 우크라이나에서 인턴을 하며 유럽을 여행했고 중국 교환학생 시절에도 아시아 여러 나라를 다녔기에 아내의 반응이 더 새롭게 다가왔다.

그 후로도 시간이 될 때마다 짧은 해외여행을 함께했다. 멀리는 아니었지만, 일본이나 홍콩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어느 날 밤, 나란히 누워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많은 순간들이 여행지에서 만들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날, 우리는 조용히 약속했다.
언젠가 꼭,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자.

그 약속 하나로, 무채색이던 내 미래에 처음으로 색이 입혀지는 것 같았다.


세계여행, 가능할까?
결심하고 나서 도서관에 가 관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혼자 떠난 사람들, 부부가 함께한 여행기, 아이와 떠난 가족여행까지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 배낭만 메고 떠난 사람도 있고, 자동차를 배에 싣고 유라시아를 횡단한 사람도 있었다. 세상은 넓었고, 가고 싶은 곳은 무수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세계여행에는 최소 1년, 길게는 10년도 걸렸다. 직장을 다니면서는 불가능한 일정이다. 그렇다고 퇴사 후 돌아와 재취업할 수 있을까? 공무원 경력은 민간에서 아무 쓸모가 없었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은퇴 후였다. 하지만 그건 너무 멀었다.

그리고 또 하나, 건강 문제. 나이 들수록 몸은 약해진다. 실제로 퇴직여행 다녀온 선배 중에는 입이 돌아가서 급히 귀국한 사람도 있었다. 건강할 때, 젊을 때 떠나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론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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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계여행이든 조기은퇴든, 필요한 건 돈이었다. 아주 단순한 진실. 그날 이후 나는 도서관에서 재테크 책을 전부 읽었다. 부동산, 주식, 채권, 금, 코인까지 전방위로 탐독했다.


부동산은 나와 맞지 않았다. 지방에 살아서 수도권 투자 지식은 체감되지 않았고, 사람 상대하는 게 싫었다. 반면, 주식은 나와 맞았다. 대학 시절부터 소액 투자를 해봤고, 각종 정보 카페, 유료 사이트, 실패 경험도 있었기에, 익숙했다. 무엇보다 사람 상대 안 해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숫자와 그래프는 사람보다 솔직했고, 나는 그 솔직함이 좋았다.


그렇게 책들의 숲에서, 한 권의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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