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눈 떠보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있었다
계약 직후의 폭탄선언
계약서에 서명하고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나는 출판사 대표님께 조심스럽게 폭탄선언을 했다.
"대표님, 사실 제가 가족들과 세계일주를 다녀오기로 계획이 되어 있습니다. 다녀와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도 괜찮을까요?"
이제 막 의기투합해서 달려보자고 한 마당에 장기 여행이라니. 속으로 내심 걱정했지만, 대표님은 흔쾌히 웃으며 답하셨다.
"그럼요! 그 사이에 저희는 다른 책들 먼저 출간하고 있으면 되니까 걱정 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여행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어오시면 좋죠."
덕분에 나는 마음의 짐을 훌륭하게 덜어내고, 아내, 딸과 함께 잊지 못할 80일간의 세계일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유럽의 낯선 골목과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누비며, 우리의 잔은 더 풍성한 추억들로 채워졌다.
285페이지의 무게
귀국 후, 다시 현실로 복귀해 출판사에 연락을 드렸다.
"대표님, 저 돌아왔습니다. 이제 진짜 시작하시죠."
하지만 본격적으로 작업을 재개하고 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다. 기존 원고의 양이 단행본 한 권을 꽉 채우기에는 미세하게 부족했던 것이다. 고민 끝에 내 '자산형성기'를 좀 더 깊게 풀어내기로 했다. 내가 어떻게 극한의 절약을 하며 시드머니를 모았고, 그 돈을 어떻게 굴려왔는지, 그 피 튀기는 실전 기록들을 뼈대에 살을 붙이듯 채워 넣었다.
수없는 퇴고와 덜어냄, 그리고 다시 채워 넣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났다. 마침내 출판사에서 디자인을 입힌 PDF 파일이 도착했다. 총 285페이지. A4 용지나 한글 파일 화면으로만 보던 내 투박한 텍스트들이,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진짜 '책'의 판형으로 조판된 것을 처음 본 순간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아, 내 글이 진짜 세상에 나오는구나.'
하지만 감동도 잠시, 막상 진짜 책의 형태로 글을 마주하니 묘한 욕심이 고개를 들었다. 문장의 어색한 이음새가 보였고, 더 날카롭게 다듬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나는 문장을 깎고,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추가하며 완성도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의 기적
그렇게 원고 교정의 늪에 빠져있던 어느 날 밤이었다. 글이 안 풀려 머리를 식힐 겸, 정말 오랜만에 '밀리의 서재' 사이트에 들어갔다. 예전에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연재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작 플랫폼인 '밀리로드'에도 원고를 복사해서 동시 연재를 걸어두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큰 기대는 없었다. '누가 내 글을 보겠어, 그냥 백업용이지' 생각하며 무심코 내 연재 페이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 눈을 의심했다. 앱 메인 간판 배너에 너무나도 익숙한 제목이 떡하니 걸려 있는 게 아닌가. 내 원고였다. 놀라서 순위를 확인해 보니, 내 글이 밀리로드 주간 1위를 넘어 '월간 1위'를 질주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스크롤을 내려보니, 수많은 독자들이 남겨준 응원과 공감의 댓글들이 쏟아져 내렸다. 평범한 공무원의 실전 생존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나는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가, 이내 벅차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밤늦게까지 그 수많은 댓글들에 하나하나 대댓글을 달았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내내 손끝이 설렜다. 내 투박한 서사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완벽한 증명이었다.
"대표님, 띠지에 박으시죠"
다음 날 아침 날이 밝자마자, 나는 출판사 대표님과 마케터님께 이 사실을 알렸다.
"대표님, 제 원고가 지금 밀리로드에서 월간 1위를 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출간을 코앞에 둔 시점에 이보다 더 완벽한 마케팅 포인트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결정했다. 이 압도적인 팩트를 책 띠지에 당당하게 박아 넣기로.
"밀리의 서재 창작 플랫폼, 밀리로드 월간 1위 작가의 첫 단행본!"
어쩌면 내 인생의 알고리즘은 이미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기분 좋은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잿빛 성벽 안에서 퇴근 시간만 기다리던 말단 공무원이, 어느새 책을 완성하고, 플랫폼 1위를 휩쓸며 진짜 작가가 되어가고 있다.
출간이 이제 코앞이다. 나의 투박한 잔이 세상에 공개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출간
모두가 "지방은 끝났다", "월급만으론 답이 없다"고 말할 때, 저는 이 변두리 소도시를 저만의 든든한 '자본주의 베이스캠프'로 개조했습니다. 전 세계 자산에 투자하고, 30개월의 아빠 육아휴직을 온전히 누리며, 80일간의 가족 세계일주를 완주해 낸 현실적인 실전 생존기입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길 대신 나만의 궤도를 유쾌하게 설계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이 팍팍한 일상의 확실한 돌파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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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8년생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 박운서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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