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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W Feb 28. 2020

미스 리틀 선샤인 (2006)

그래도, 우린 가족이니까.


‘사랑스러운 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이 몇 가지 있는데, 색감이나 스토리뿐만 아니라 나오는 가족들까지 모두 좋아할 수밖에 없는, <미스 리틀 선샤인>도 그들 중 하나이다. 그들은 다소 정신없고, 많이 다투기도 하지만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처럼, 누구보다 따뜻하게 서로를 안아준다.     






<모든 일의 시작점이자 주인공, 올리브>

TV에 미스 아메리카 시상식이 이어지고, 이를 빤히 응시하며 영광의 순간을 따라 하는 한 아이, 올리브. 그는 외모에 관심이 많아 곧 열릴 ‘미스 리틀 선샤인’이라는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하려는 목표가 있다. 할아버지, 엄마, 아빠, 오빠, 병원에서 돌아온 삼촌까지, 이들은 모두 한 집에 살고 있다. 온 가족이 한데 모이는 곳은 오로지 식탁뿐. 그마저도 서로 좋지 않은 말들이 오가다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날들이 다반사인 이들에게, 이 대회는 무려 1박 2일 동안이나 함께 붙어있어야 하는, 일종의 큰 도전이다. 하지만 올리브를 위해서, 그들은 차에 오르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역시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다. 그들에게는 1박 2일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아빠의 책 사업이 잘 안되고, 누구보다 올리브를 사랑하고 아끼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까지. 이는 다가 아니다. 그토록 조종사를 원하던 드웨인은 자신이 색맹이라는 것 때문에 이에 제약이 생긴다는 걸 알고 절망한다. 그러나 올리브의 포옹과 미소, 할아버지의 따뜻한 말 한마디 등에 속상하고 화나는 감정들은 어느새 햇빛을 마주친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린다. 그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해야 하는 가족임을, 그들은 어느새 깨달아가고 있다.      


이 작품의 명장면이자, 자주 등장하는 ‘차를 타는 과정’은 웃음을 자극한다. 그들을 태운 어딘가 불안한 차는 기어 문제 때문에, 출발할 때마다 뒤에서 다 같이 밀어야 한다. 그렇게 밀다가 차례로 올라타는, 이 장면은 수없이 반복되어 보인다. 초반엔 그들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던 카메라는 마지막 즈음 서서히 그들을 클로즈업하는데, 이때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담겨 있다. 이렇게 서로 힘을 합쳐 가고, 일종의 유대감이 생기며 가족은 서로의 울타리 같은 존재가 된다.     



이는 올리브의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에서도 잘 드러난다. 다소 바비인형처럼 과하게 화장을 하고, 일종의 수준 있는 공연을 펼치는 다른 아이들을 본 올리브는 주눅이 든다. 엄마 쉐릴은 그런 모습을 보고 자신감을 실어주고, 올리브는 할아버지와 수없이 연습한 공연을 당당하게 시작한다. 다소 당황스러운 그의 공연을 주최 측에서 제지하려 하자, 온 가족은 무대 위로 올라와 올리브가 공연을 끝낼 때까지 힘을 실어준다. 그동안의 다소 어른스러움을 과시했던 대회의 전통을 깨버리고, 아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펼친 그의 공연은 충격적이지만 가장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내가 어떠한 모습이어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더욱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유난히 노란 색감들이 눈에 띄는 이유도 이 가족만의 서툴지만 사랑하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들도 짧지만 뜻깊었던 여행을 통해 서로를 더 아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밝고 통통 튀는 노란색처럼, 보는 내내 행복을 전해주었던, <미스 리틀 선샤인>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 엽서.

원제는 'Little Miss Sunshine'.

포인트 색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란색'을 최대한 강조시켰다.

올리브만의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을 표현하고, 선샤인이라는 제목의 일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해 모양 아이콘을 사용했다. 마치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그림체에 초점을 맞추어 올리브만의 매력이 잘 드러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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