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5부 : 살며 살아가며 남긴 조각
[ 귀명(歸命) ]
머물지 않으리라 다짐은 그리하여도
흔쾌히 앞서지 못하는 까닭은
이승의 끝자락 연이 모질도록 질겨서
한자리 내어달라 표 사듯 예약하고도
혹시나 미련으로 돌이켜 흐느낀다
어차피 떠나야 할 축복 내린 길인데
어설픈 행보라 마냥 아쉽다고 하려는가
진즉에 알았다면 기약은 하지 말지
주저로 머뭇거린들 어찌 아니 갈까만
먼지 뒤덮인 세사에 미련 두었으랴
번뇌를 떨쳐 일심으로 귀의함은
내 본래의 원천에 이르는 과업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