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不通)

그 긴 습작의 시간 5부 : 살며 살아가며 남긴 조각

by 김덕용



[ 불통(不通) ]



믿음 잃은 자의 객쩍은 눈동자 보셨나요

까맣게 일그러져 간 흔적 말입니다

동공의 자위마저 상실해 버리고서

바람결에 허공으로 솟구치는 먼지처럼

가눌 길 없이 나대는 이의 허세를요


가장 가까이할 지인으로 여겼건만

신뢰 못 할 위선 떠는 치로 성큼 다가와

넋두리조차 불가한 단절의 흐름에서

그저 기막힌 한숨만 지어질 따름이지요

풀어지리란 미련을 은근히 두고서


그래, 산다는 모양이 다 그러하다며

너그러이 보듬기엔 막힘이 너무나 커서

맺힌 화로 토해지는 역정의 순간들

미움까지는 그럭저럭 견디련만

숱한 나날 보려니 아득해지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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