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5부 : 살며 살아가며 남긴 조각
[진에게]
외로움 사이로 스며드는 기쁨 있기에
지금은 모두가 사랑하는 계절
여름 가고 가을다운 이별이 오더라도
겨울만은 춥지 않길 어느 다점의 탁자에서
두 손 모아쥐고 그녀 앞에 기원한다
봄비 사이로 가녀린 손길 어울러가면
차가움은 다스함으로 전이되어
정감의 목화로 영글어 간다
삼복의 열기는 황홀한 채취로 감돌고
목숨 끊어져 녹아내릴 때까지 여운 남기며
그대 좋아 사랑한다고 연가 부르리
옛날의 숱한 사연이 추억으로 숨 쉴지라도
그건 허상이었노라고
진정 내 사랑은 그대 진이라고
목청 높여 노래 부르지는 못할지라도
길고 긴 서시는 쓸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