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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의 발견

HBO는 드라마의 신이다

by 마살

여기서 OTT를 더 늘릴 생각은 절대 없었다.

엄마가 홀라당 결제해 버리기 전까진

결제한 김에 즐겨주는 쿠팡플레이 한 달 리뷰


제너레이션 킬

되게 옛날부터 이런 드라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나는 전쟁 드라마도 영화도 다 싫고... 아 너무 남자만 바글바글하고... 볼 곳도 없고... 해서 딱히 볼 생각은 없었던 드라마였는데 쿠팡플레이의 첫 콘텐츠가 되었다.

브래드 콜버트 병장

어떻게 참는데...

나는 진짜 이 남자가 말도 안 되게 생겼다고 생각함. 이 남자 연기를 잘하는데 얼굴에 묻힌다고 생각한다. 빅리틀라이즈를 봐 천하의 쓰레기 같은 가폭범 연기를 하는데 얼굴 때문에 자꾸 보게 된다.

아무튼 정상적으로 생각해서 작전 수행하는 군인은 손에 꼽고 상부의 속 터지는 작전 지시 때문에 부대 전체가 뺑이를 치거나 위험에 처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니까 이게 군대물인지 리맨물인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름 하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어요. 군대가 이렇게 얼레벌레 돌아간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이게 진짜 전쟁의 모습이라는 걸까? 보는 내내 도대체 얘네 뭐 함? 하는 소리를 참을 수가 없었다. 그치만 실제 네이트 픽 중위님이 했다는 말이 계속 생각난다. 중위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당장의 상황에선 잘못된 지시 같아도 전쟁 전체를 보면 필요한 지시였을 수 있다던... 꼭 전쟁에서가 아니라 회사에서도 속 뒤틀릴 때마다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매 화마다 엔딩크레딧까지 정말 신경 써서 만든 티가 나는 작품이었다. 전쟁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과 의심을 가지게 하는 드라마였다. 무엇을 위한 죽음들인가. 처음 봤을 땐 뭐가 뭔지 이해가 잘 안 되긴 했지만 7화 끝나자마자 1편부터 다시 보니까 괜찮았어요 :->

이제 거의 20년이 다 된 드라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참된 연출... 쿠팡플레이를 결제했는데 뭘 볼지 고민이라면 추천합니다


더 베이비

문제의 아기

얘 그냥 애기 아니다...

소재가 흥미로웠던 드라마. 영원히 자라지 않고 계속해서 엄마를 찾아다니는 미친 아기; 그리고 자꾸만 이 아기한테 걸려서 죽어나가는 여자들. 아니 얘도 사연이 있다지만 그럼 여자들은 무슨 죄?

아니 니 사연 알겠는데 갑자기 여자 탓을? 하는 심정이 됨. 덕분에 라마가 말하는 바도 꽤나 직접적으로 와닿는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기에게 발목 잡힌 여성들이란 지친 얼굴을 할 수밖에 없다. 아기가 없는 여성은 뭘까?(뭐긴 뭐야 인간이지)

한 3편 까지도 너무 재밌었고 소재도 흥미롭고 편당 러닝 타임도 짧아서 호로록 보긴 했는데 후반 세 편 정도는 내용이 좀 밀도 있게 짜이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완전 강추!! 적극 추천!! 은 아니지만 짧고 초반 연출이 재밌고 흥미로우니 주말 하루 반나절 각 잡고 보기 좋다.


조금 따끔할 겁니다

또 미친 드라마 나옴

조금 따끔한 거 맞아요? 애 나오는데?

시작부터 애 나온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고 진짜로 애가 길에서 나와서 출근하던 산부인과 의사 애덤이 곧장 수술실로 옮겨 애를 받는다. 위급 상황에 빠르게 대응했지만 재수 없는 병원장은 보자마자 트집이나 잡는다. 좋은 소리 한 번을 듣지도 못하고 일했지만 돌아오는 건 퇴근 후 다시 와서 자리 좀 채우라는 연락. 즐거움이나 제대로 돌아오는 보상 한 번 없는 이 팍팍한 공공의료 병원에서 일하는 산부인과 의사 애덤은 일도 개인의 정신건강도 사랑도 우정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떠나보낸 환자들이 자꾸만 눈에 밟히고 어떻게든 잘해보려 했던 행동들은 자기 발목을 잡는다. 애덤이 하는 모든 선택들이 갈수록 최악으로 흘러갈 때 우리는 또 다른 인물을 지켜봐야 한다.


수련의 슈루티

사회 초년생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이 캐릭터를 어떻게 무시하겠어요. 너무너무 마음이 쓰였고 주변 사람들이 다 지나치게 차갑다고 생각했다. 조금 더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마냥 챙기고 예뻐해 주라는 말이 아니고요... 사람들이 다 왜 이렇게 재수 없을까? 주인공 애덤마저도 재수 없다. 아무래도 살아남기 척박한 환경이 사람을 점점 궁지로 몰아 그런가 보다. 죽지 못해 살든지 죽든지. 영국의 공공의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대로는 환자도 죽고 의사도 죽는다고 소리치는 건 알겠다.

영국의 의료에 대한 생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미친 캐릭터들과 최악의 사건들이 계속해서 펼쳐지니 심심할 틈 없이 후루룩 볼 수 있다.


빅 리틀 라이즈 2

이쯤 되면 아시겠죠? 제가 그냥 드라마를 본 게 아니라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덕질을 했다는 것...

시즌 1을 너무 오래전에 봐서 사실 캐릭터들의 관계도가 제대로 기억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보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바로 시작한 시즌 2. 1편만 봐도 관계도와 캐릭터 설정들은 바로 기억이 났고 이제 이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나 기대를 하려던 차에 등장한 메릴 스트립. 보자마자 불안했다. 눈만 봐도 쎄했다. 아 이 여자 그냥 친절하고 도움 주는 mother in law가 아니다 하는 직감이 왔다.

역시나 그녀는 그냥 시어머니가 아니었고 가부장제 속 아드리 맘을 너무나 완벽히... 진짜로 완벽하게!! 연기해 냈다. 님 아들이 아내 패는 가정폭력범에 불륜 및 강간을 저지른 천하의 개새끼란 점을 인정하시고 말 조심하시라고요.

시즌 1의 마지막 사건으로부터 이 여자들이 정확히 그들만 공유하는 거짓말이 생겨버렸다. 드라마는 그 거짓말 아래 한 명 한 명씩 또 어떤 어려움을 헤쳐나가는지 보여준다. 아무래도 나는 법정 드라마를 좀 좋아하는 거 같은데 왜냐면 셀레스트가 법정에서 자기 변호하던 편이 제일 재밌었기 때문. 그렇다고 다른 편이 지루했다는 뜻은 아니다만 시즌 1보다는 사건의 전개가 더디달까? 사실 더는 사건이 발생하지 않고 그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초점이 맞춰진 시즌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물론 나는 굉장히 재밌게 봤지만.


중간에 베이비 레인디어라는 드라마도 거의 5개월에 걸쳐 마무리했지만 그건 넷플릭스 드라마니 길게 말하진 않겠어요. 하지만 그것도 정말 미친 드라마고 정신이 붕괴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으니 추천드립니다.

한 달 동안 드라마 이 정도 본 거면 뽕 뽑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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