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책임감 있는 부모(1)

by 방랑자

둘째 딸과 롯데월드에 간다

“모두가 오고 싶던 곳,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그곳“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롯데월드에 오면 일상을 벗어나, 멀리 놀러 온 기분이다.

몸은 힘들지만, 딸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행복해진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내가 더 신이 나서,

유모차에 딸을 태우고, 롯데월드 곳곳을 누빈다.


오후가 되면 사람이 많아진다.

어트랙션 하나 타려면 10~2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혹시 애가 지루해할까 봐, 애와 즐길만한 놀이 몇 개를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미리 준비했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가위바위보만 해도 애는 까르륵 꺄르륵이다.

이번에는 끝말잇기다.

이것 역시 좋아한다.

뿌듯하다.

애가 좋아하니,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 더욱 힘이나 재미나게 논다.


벌써 대기줄이 많이 줄었다.

주위를 둘러봤다.

씁쓸하다.

엄마, 아빠는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고,

아이는 유모차 앞에 제대로 장착된 큰 패드를 보며 넋이 빠져있다.

이런 가족이 한둘이 아니다.


“나는 역시 좋은 아빠야!! 이렇게 신나게 놀아주잖아!!”

요런 우월감이 절대 아니다.

그냥 씁쓸하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애가 이유 없이 짜증 내며, 울고 투정 부릴 때면,

유튜브 하나 보여줄까?라는 유혹이 항상 나를 꼬드긴다.

나는 100점 아빠는 못되나 보다.

시크릿쥬쥬를 보여준다.

동영상 하나가 끝나니, 애가 1개 더 보여달라고 재촉한다.

보여주면, 나에게 10분의 자유시간이 더 생긴다.

하지만 1개 이상은 보여주지 말자는, 나만의 자정작용이 작동한다.)


여기는 롯데월드다.

애와 부모가 신나게 놀려고 오는 곳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롯데월드에서 가족 각자가 휴대폰을 보는 모습이 나는 불편하다.

그렇다고 내가 남의 가족을 평가할 처지는 아니다.


1. 적어도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2. 책임감 있는 부모가 돠자!


이런 의식의 흐름이 있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