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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디터 Apr 15. 2024

그래서 콘텐츠가 뭔데.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 무엇이 진짜 콘텐츠일까

오늘 콘텐츠가 뭐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 간단한 안부를 나눈 이후, 친구놈들 중 한 명이 오늘의 콘텐츠가 무엇이냐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친구들은 각자 여자친구와 헤어진 썰, 직장동료 뒷담화, 발리 여행기 등 각자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했고 그중 여자친구와 헤어진 썰이 오늘의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콘텐츠라고 부르는 영화, 유튜브, 웹툰,  외에도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크리에이터 '침착맨'은 나무위키를 읽어주는 콘텐츠로만 수 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하죠. 또한 광고, 오디오북, 인터넷 방송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여행 계획이나 주말 데이트 코스, 맛집, 술자리 썰까지 모든 재미난 건 콘텐츠로 불리는 시대입니다. 


저는 지금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재미난 것은 콘텐츠로 불리는 시대에, 콘텐츠 업계 종사자는 적어도 콘텐츠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재밌는 것'이라는 모호함을 벗어나서.

콘텐츠.콘텐츠.콘텐츠.

콘텐츠. 근래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너무나 많이 불려서 알맹이는 사라져버린, 쓰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콘텐츠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게 돼버렸다. 적어도 '콘텐츠'가 지칭대명사는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콘텐츠의 정의는 '같은 것을 다르게 보이도록 만든 것'입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만 봐도 매일 새로운 콘텐츠가 올라옵니다. 매일 올라오는 새로운 콘텐츠들 중 세상에 전혀 없던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무궁무진한 콘텐츠 속에서, 우리가 보고 들은 콘텐츠들은 서로 비슷한 특징, 공유하는 스토리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지만 플롯이나 소재가 비슷하다 해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며, 획기적이고 참신하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똑같은 요리를 해도 맛이 다르듯이, 어떻게 비틀고, 자르고 조합하느냐에 따라 맛이 전혀 다른 콘텐츠가 생성됩니다. 한 예로, 웹툰이나 인스타툰은 많은 사람들이 겪었을 법한 공감을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작가는 만화컷에 변주를 주거나 시간 순서를 뒤섞는 등의 작업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미 아는 내용, 들은 이야기를 다시 말해도 재밌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에 인생을 시트콤처럼 사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요? 실제 이들의 삶이 다이내믹하다기보다,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약간의 변화와 꼬기만으로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전하는 같지만 다른 이야기가 콘텐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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