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을 쌓아올리자 (FT. 홍어장수 문순득)
오늘 정말 웬만한 내 주변 친구·지인들을
월등히 초월하는 한 명의 귀인을 만났다.
나보다 3살 많은 선배, 아니 언니였다.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말을 놓았다)
작년 상반기에 이미 한번 만났었고,
추가로 작년 하반기에 또 만났어야 했는데,
내가 당시 학업으로 너무 바빠서 만나지를 못했다.
그러다 최근 인턴십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언니가 생각나서 내가 먼저 만나자고 연락했다.
우리 둘은 양식집을 예약해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참고로 언니는 내 이전 회사 인턴의 인턴 선임이었다.
첫인상부터 인상적이었고 긍정적이었다.
그냥 선함이 바로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사람은 다 계산적이야"라는 내 편견을 비집고 들어와
와사삭 깨트릴 것만 같은, 그런 순수함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난 사실 대화할 때 가십거리나 비생산적인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시간에 철학이나 인생, 정치, 경제 등의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다.
그렇게 진지하면서도 유익한 대화가 오가던 차에
우연히 '한국사'로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고,
나는 언니에게 좋아하는 한국사 인물이 있는지 물었다.
보통 세종대왕 같은 유명한 역대 왕들 혹은 독립운동가들을 말하기 십상이지만,
언니는 내가 인생 살며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인물을 언급했다.
바로 조선 후기 인물, 홍어장수 문순득이었다.
자세한 인물의 이야기는 아래 유튜브 영상(최태성 강사님 출현)을 확인하길..
영상을 보는 걸 꼭 추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Wx_oj2vjAMs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문순득처럼 덕을 쌓아서 나중에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언니가 약 5분간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며
문순득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것이야말로 내가 지향하는 대화의 모습임을 깨달았다.
그 이유는:
첫째, 실제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이 있다 (= '덕을 쌓아올리자')
둘째, 지나친 에너지를 쏟거나 억지 리액션을 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였다.
그리고 실제로 언니는 이걸 행동으로 증명해보였다.
비싼 양식집이어서 메뉴를 3개만 시켰는데도 7만원이 훌쩍 넘었는데,
언니가 그걸 혼자서 계산해버린 것..
워낙 신세지는 걸 싫어하는 나였기에,
"앗 더치페이해요 더치페이!"
이랬는데 언니가 하는 말이...
"나중에 수빈님(아직 말 놓기 전)도
나이 어린 후배들에게 이렇게 밥 사주시고 그렇게
서로 도와주고 그러면 돼요 ㅎㅎ"
이 말을 듣고 어느 누가 놀라움을 감추지 않을 수 없을까.
"좋은 어른"임을 몸소 증명해보였던 언니가,
그리고 인간관계에 편견을 가져왔던 내가 동시에
겹쳐보이면서 지하철 타고 귀가하는 내내 생각에 잠겼다.
나도 지금까지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왔던게 아닐까.
무의식 중에 경계했던 것은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하나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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