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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땅의 속삭임

경주, 속초, 태안 미소지진

by 내셔널지영그래픽
멈추지 않는 땅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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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혹은 고요한 낮,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지구는 끊임없이 숨 쉬고 있습니다.

바로 미소지진(微小地震)이라는 작은 떨림을 통해서 말이죠.


미소지진은 보통 규모(Magnitude) 2.0 미만의 매우 약한 지진을 일컫습니다.

그 떨림이 너무 작아 사람들은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첨단 장비들은 이 미세한 진동을 매일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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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의 기록만 봐도, 우리의 땅은 잠시도 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규모 1.3의 강원 속초시 동남동쪽 해역, 규모 1.1의 경북 경주시 남동쪽 지역, 그리고 규모 1.9의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해역까지. 하루에 세 번, 이처럼 약하지만 확실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매일 약한 미소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살아있는 땅입니다.
​특히, 사진 속 지역 중 경주는 작은 떨림 뒤에 숨겨진 거대한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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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이 고즈넉한 역사의 도시를 흔들었던 규모 5.8의 지진은 미소지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포를 안겨주었죠. 그날의 충격은 우리 사회가 지진에 대해 완전히 눈을 뜨게 만든 아픈 상징입니다.

​푸른 동해를 품은 속초 해역과, 서해의 고요한 섬 태안 서격렬비도 해역에서 발생한 미소지진들은 그 자체로 한반도 주변 지각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묵묵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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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오랜 세월 잠자고 있는 거대한 용이 가끔 뒤척이는 것처럼, 미소지진은 우리가 딛고 선 땅이 영원히 정지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서정적으로 속삭여 줍니다.

​우리는 이 작은 떨림들을 무시할 수도 있지만, 미소지진은 대규모 지진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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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일. 미소지진의 존재를 아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대한 이해이자 겸손한 태도의 시작일 것입니다.

이 작은 떨림들이 모여, 땅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나는 살아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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