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Arp 220이 건네는 위로
두 세계가 부서져 하나의 태양이 될 때,
[제15화] Arp 220이 건네는 위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Arp 220의 모습은 단순한 우주 사진을 넘어, 우리 삶의 고통과 재생을 상징하는 한 편의 대서사시와 같습니다.
2억 5천만 년 전의 충돌이 오늘날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회복'의 철학
1조 개의 태양이 타오르는 이유
지구로부터 약 2억 5천만 광년 떨어진 곳, 뱀자리(Serpens) 방향의 머나먼 심연 속에는 우주에서 가장 찬란한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두 개의 나선 은하가 서로의 중력에 이끌려 하나로 뒤섞이는 곳, 바로 Arp 220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세상의 시작은 거대한 혼돈, 즉 '카오스(Chaos)'였습니다. Arp 220의 모습은 마치 두 신이 격렬하게 부딪히며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현장 같습니다.
신화 속 거신들이 싸울 때 번개가 치듯, 이 은하들의 충돌은 1조 개의 태양에 맞먹는 엄청난 빛을 뿜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파괴가 아닙니다.
질서(Cosmos)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뜨거운 산고의 과정입니다.
성경에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는 구절이 있습니다. Arp 220은 이 구절의 우주적 버전입니다.
두 은하가 각자의 형체를 잃어버리는 '죽음'과 같은 충돌을 겪었기에, 그 중심부에서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폭발적인 별들의 탄생(Star birth) 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어두운 혼돈의 끝에서 가장 밝은 빛이 태어나는 성경적 역설이 2억 5천만 광년 너머에서 증명되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도 Arp 220의 현장과 닮아 있습니다.
수많은 은하들 사이에서 찬란한 등대처럼 빛나는 아르프 220은 NASA의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촬영한 이 사진에서 밤하늘을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두 개의 나선 은하가 합쳐지는 과정에 있는 아르프 220은 적외선 영역에서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에 관측하기에 이상적인 대상입니다.
이미지 제공: NASA, ESA, CSA, STScI; 이미지 처리: Alyssa Pagan (STScI)
때로는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쳐 우리 삶의 궤도를 뒤흔들고, 소중했던 일상이 무너져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임스 웹이 포착한 저 눈부신 '스파이크(Spiked) 빛'을 보십시오.
저 빛은 은하들이 가장 격렬하게 충돌할 때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의 삶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시련이라는 충돌은 우리를 부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1조 개의 태양'과 같은 잠재력을 깨우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혼란은 어쩌면 새로운 나를 탄생시키기 위한 우주적인 축제일지도 모릅니다.
2억 5천만 년이라는 긴 시간을 건너 우리 눈에 도달한 이 빛은 말합니다.
"부서진다는 것은 끝이 아니라, 더 밝게 빛나기 위한 시작" 이라고요.
오늘 밤, 저 멀리 Arp 220의 찬란한 불꽃을 떠올리며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에도 새로운 별이 잉태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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