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억 년 전에서 온 편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제16화] 650만 년의 고독이 위로가 되는 순간

by 지영그래픽
131억 년 전에서 온 편지,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제16화] 650만 년의 고독이 위로가
되는 순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레드시프트 7.9'의 기록은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류가 보낸 가장 정교한 '눈'이
131억 년이라는 시공간의 벽을 뚫고 도착한 우주의 첫 페이지를 읽어낸 순간입니다.


​131억 년 전의 '안부', 우리가 오늘을 버텨낼 이유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131억 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 수치조차 가늠하기 힘든 그 아득한 거리에서 일곱 개의 작은 점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레드시프트(적색 편이) 7.9'라고 부릅니다.


우주가 탄생하고 고작 6억 5천만 년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 마치 갓 태어난 아기들의 숨결처럼 피어오르던 초기 은하들의 모습입니다.


​성경 창세기의 첫머리인 "빛이 있으라"는 선언은 과학적으로 보면 이 은하들이 형성되던 시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암흑 속에서 처음으로 별들이 집을 짓고 공동체를 이루기 시작한 순간이죠.

​그리스 신화 속 카오스(Chaos)의 혼돈을 뚫고 질서인 코스모스(Cosmos)가 탄생하던 그 찰나, 이 은하들은 서로를 끌어당기며 거대한 은하단(Cluster)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신화 속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어 문명을 시작하게 했듯, 이 초기 은하들은 우주에 '빛'이라는 온기를 전해준 선구자들이었습니다.

​사진 속 작은 붉은 점들은 지금은 비록 미약해 보이지만, 훗날 수천 개의 은하가 모이는 거대한 '은하단'의 조상이 될 운명이었습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 이미지에서 강조 표시된 7개의 은하는 천문학자들이 적색 편이 7.9라고 부르는 거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빅뱅 후 6억 5천만 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이 은하들은 지금까지 관측된 은하 중 가장 오래된 은하입니다.
이미지: NASA, ESA, CSA, Takahiro Morishita(Caltech/IPAC); 이미지 처리: Alyssa Pagan(STScI)


​우리네 삶도 이와 닮아 있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내딛는 한 걸음이, 오늘 흘리는 땀방울이 보잘것없어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131억 년 전의 저 작은 점들이 결국 장엄한 우주의 질서를 만들어냈듯, 우리가 오늘 견뎌낸 고단함은 우리라는 거대한 우주를 완성해 가는 소중한 '프리퀄(Prequel)'입니다.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에서 왔고, 저 멀리서 온 빛은 결국 우리 몸속에 흐르는 원소들과 같은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저 별들이 그토록 오랜 시간을 견뎌 우리 눈에 닿았듯이, 우리의 진심도 반드시 누군가의 마음속에 눈부신 빛으로 도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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