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이 건네는 위로와 별의 노래
강원도 눈 소식에 무작정 떠났습니다
(설악이 건네는 위로와 별의 노래)
풍경이 위로가 되는 순간은, 내 안의 소음보다 세상의 고요가 더 깊어질 때이다.
지난 설 연휴, 세상이 온통 하얀 정적에 잠긴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강원도에 눈이 내린다."
그 짧은 한 문장이 가슴에 불을 지폈습니다. 계획도, 준비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얀 세상이 보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무작정 차를 몰아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강릉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세상은 이미 다른 차원의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지마다 무겁게 내려앉은 눈꽃은 마치 하늘이 지상에 내려준 선물 같았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올 때마다 일상의 묵은 때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었죠. 눈 덮인 도로 위로 난 바퀴 자국만이 우리가 어디론가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해 줄 뿐, 사방은 오직 백색의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속초로 발길을 옮겨 마주한 설악산은 그야말로 절경이었습니다.
흔들바위 앞에 서니,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바위의 묵직함이 전해졌습니다.
눈 덮인 산길을 숨 가쁘게 올라 마주한 울산바위는 위엄 있는 거인의 모습이었습니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 사이사이로 하얀 눈이 채워진 모습은, 마치 수묵화 한 점이 눈앞에 거대하게 펼쳐진 것만 같았습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울산바위의 위용 앞에 서자, 인간의 고민이란 얼마나 작은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산행의 피로를 안고 돌아온 숙소, 창밖을 본 순간 저는 숨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낮의 설악이 웅장한 육체라면,
밤의 설악은 신비로운 영혼이었습니다.
도심에서는 결코 허락되지 않던 수만 개의 별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셔터를 누르고 정성껏 보정을 거치자,
어둠 속에 숨어있던 우주의 신비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거대한 울산바위 위로 은하수가 강물처럼
흐르고, 별들은 보석 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였습니다.
그 밤, 저는 설악의 품 안에서 우주를 만났습니다.
'눈'으로 시작해 '별'로 끝난 이 여정은, 지친 저의 영혼에 건네는 가장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답이 없는 삶을 사느라 정작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는 별들을 잊고 사는지 모릅니다.
세상이 하얗게 지워지는 날, 당신도 무작정 떠나보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당신만의 별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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