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줄 알았던 우주의 여름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7화] 영원할 줄 알았던 우주의 여름

중력의 밀어, 가장 찬란했던 시절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계절이 없는 우주에도 '여름'은 있습니다.


별들이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서로의 중력이

가장 단단하게 맞물려 온 우주가 황금빛

에너지로 가득 차는 시절.


두 별에게 지금은 생애 가장 눈부신 여름이었습니다.


​"우리의 빛은 절대 꺼지지 않을 거야, 그렇지?"


​작은 별이 큰 별의 궤도에 몸을 기대며

물었습니다. 그들의 여름은 영원할 것만 같았습니다.


서로를 향해 뿜어내는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주변의 소성단 들은 두 별의 완벽한 결합을 보며 축복의 반짝임을 보냈습니다.


우주는 그들을 중심으로 도는 것 같았고, 시간은

두 별의 사랑 앞에 멈춰 선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은 여름의 한복판에서, 아주 미세한 떨림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별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그들을 둘러싼

공간의 결이 조금씩 얇아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비단 위를 걷는 것처럼, 발밑의 우주가 아주 천천히,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힘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우주의 법칙은 차갑습니다. 가장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반드시 시린 계절이 오기 마련이지요.


두 별이 서로를 붙잡고 있는 손길이 아주 조금씩 헐거워지고 있었습니다. 그건 그들의 마음이 변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발을 딛고 있는 ‘우주’라는 무대 자체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행복의 절정에서 불안을 느낍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라는 질문은 사실, 우리 영혼 깊은 곳에 새겨진 별의 기억일지도 모릅니다.


찬란했던 우주의 여름 끝에 예고 없이 찾아왔던

그 서늘한 바람을 우리 모두는 본능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지요.


​"걱정 마, 우주가 아무리 변해도 내 좌표는 너뿐이니까."


​큰 별은 작은 별을 다독이며 더 강한 빛을 내뿜었습니다. 하지만 그 다정함 뒤로, 우주의

벽 너머에서는 거대한 암흑의 손길이 공간을 넓히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여름의 끝자락.


두 별은 아직 알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의 사랑이 이제 곧 우주 전체를 뒤흔들 거대한 사투로 변하게 될 것임을요.

다음 이야기....,


"맞잡은 손 사이로 조금씩 벌어지는 틈, 우주의 벽이 우리를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