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벽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2부)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8화] 우주의 벽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2부)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밤에 읽는 별 이야기[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어느 날이었습니다.


​평소처럼 서로의 눈을 맞추며 궤도를 돌던 두

별은 묘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분명 어제와 같은 속도로, 어제와 같은 힘으로

손을 맞잡고 있는데, 서로의 눈동자가 평소보다 아주 조금 작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착각이 아니었습니다.
두 별이 머무는 우주의 벽이 무서운 속도로 넓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지지? 내가 속도를 늦춘 걸까?"


​작은 별이 당황하며 물었습니다. 하지만 큰 별은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서 있는 이 바닥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요.


​마치 두 사람 사이의 돗자리를 누군가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것처럼, 공간은 비정하게 늘어나 두

별 사이를 갈라놓았습니다.


​우주 물리학은 이를 '팽창'이라 부르지만, 두 별에게 그것은 '재앙'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두 별의 중력을 조금씩

떼어놓고 있었습니다. 맞잡았던 손가락 끝이 미끄러지고, 서로의 온기가 닿던 거리는 이제 차가운 암흑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가끔 이런 순간을 마주합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그저 흘러가는 세월

때문에, 혹은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무게

때문에 소중한 사람과 멀어지는 일 말입니다.


​노력하면 할수록 바닥은 더 넓게 벌어지고,

서로를 부르는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 막막한 순간들.


​"더 세게 잡아! 나를 놓치지 마!"


​큰 별은 온몸의 에너지를 끌어모아 중력을 더 단단히 조였습니다. 하지만 우주의 벽은 그 간절함보다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빛의 속도로 달려와도 닿지 않을 만큼 광활한 고독이 두 별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영원히 닫혀 있을 것 같았던 두 별의 세계에,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리'라는 슬픔이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이야기....,


"간절히 뻗은 손끝이 허공을 가를 때 우리는 처음으로 '거리'라는 공포를 마주합니다."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