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물리 법칙, 엔트로피의 장난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10화] 비정한 물리 법칙, 엔트로피의 장난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밤에 읽는 별 이야기 [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우주에는 결코 어길 수 없는

엄격한 법전이 하나 있습니다.


'모든 것은 결국 흩어지고, 질서는 무질서로 향한다'


이 비정한 법칙, 바로 엔트로피입니다.


​"왜 세상은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 걸까?"


​작은 별의 물음에 우주는 대답 대신

더 깊은 침묵과 더 넓은 공허를 내밀었습니다.


엔트로피라는 이름의 장난꾸러기는

두 별이 정성껏 쌓아 올린 궤도를 무너뜨리고,

그들이 나누었던 온기를 우주 구석구석으로

흩뿌려 버렸습니다.



​모든 에너지는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릅니다.


두 별이 아무리 서로를 향해 뜨거운 진심을 내뿜어도,

우주의 차가운 암흑은 그 열기를 순식간에 집어삼켰습니다.


마치 뜨거운 찻잔을 한겨울 들판에 내놓은

것처럼,

그들의 사랑은 우주의 거대한 냉기 속에서

조금씩 식어갈 운명이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 '엔트로피의 장난'을 자주 목격합니다.


. 영원할 것 같던 열정이 식어버리고,

. 단단했던 관계에 균열이 생기며,

. 소중했던 기억들이 먼지처럼 흩어지는 일들.


그것은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 세상의 본성이 원래 '흩어짐'을

향해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기억해. 우리가 멀어지는 건 우리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야.

우주의 시간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야."


​큰 별은 슬퍼하는 작은 별을 달래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조차 팽창하는 공간 속에서 파장이 길게 늘어지며 점점 낮고

희미해졌습니다.


​질서가 무너진다는 것은, 다시는 예전의

평화로운 궤도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두 별 사이를 흐르던 다정한 문장들은

이제 의미를 잃은 소음이 되어 암흑 속으로

사라져 갔습니다.



​사랑은 질서를 세우려 하고,

우주는 무질서를 명령합니다.


그 거대한 충돌 사이에서 두 별은 깨달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순응하며 잊힐 것인가,

아니면 이 비정한 법칙에 온몸으로 저항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요.



다음 이야기....,


"말하지 못한 진심이 빛보다 빠르게 걸어져 가는 고요한 슬픔의 속도."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