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손길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by 별을 헤는 블루닷
[​제9화] 잡으려 할수록 멀어지는 손길

팽창하는 고독, 예고된 이별



밤에 읽는 별 이야기 [월.수.금] 연재
흩어진 별들의 동화
(어른들을 위한 우주 동화)



​이제 두 별 사이에는 예전에 없던 커다란 '틈'이 생겼습니다.


그 틈은 아무리 빛을 내뿜어도 채워지지 않는 차갑고 투명한 심연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까이 와줘!"


​작은 별이 울먹이며 외쳤습니다.


평소라면 가볍게 건넜을 그 짧은 거리가,

이제는 수만 년을 달려도 닿지 않을 만큼 아득해졌습니다.



두 별은 서로를 향해 손을 뻗듯 중력의 끈을

최대한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하지만 공간이 팽창하는 속도는 사랑이

다가가는 속도보다 잔인하게 빨랐습니다.


​더 슬픈 것은, 서로를 붙잡으려 애쓸수록

자신들의 소중한 에너지가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온몸을 불태워 거리를 좁히려 하면 할수록,

별의 심장은 거칠게 요동치고 빛은 파르르 떨렸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때로는 간절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을요.


누군가를 붙잡고 싶어서 심장이 타들어 갈 만큼 노력하지만,

상황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속절없이 우리를 반대편으로 밀어내곤 합니다.



잡으려 손을 뻗을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소중한 인연이 멀어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그 고통스러운 무력감 말입니다.


​"내 빛이 보이니? 아직 내 온기가 느껴져?"


​큰 별은 자신의 몸을 깎아 더 밝은 빛을 쏘아 올렸습니다.

멀어지는 상대방이 암흑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자신은 점점 희미해지면서도 등대처럼 그

자리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맞잡았던 중력의 실은 팽팽하게

당겨지다 못해

이제는 가느다란 비명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놓을 수 없고,

사랑하기 때문에 타올라야만 하는 두 별의 사투.


​멀어지는 거리만큼이나 깊어지는 고독 속에서,

두 별은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우주라는 거대한 질서 앞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작고 가냘픈 존재였는지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손끝에 남은 마지막 온기마저 공간의 팽창에 빼앗기는 그 순간까지도 말입니다.



다음 이야기....,


"질서가 무너지고 온기가 흩어지는 비정한 법칙. 엔트로피는 우리의 사랑을 비웃는 걸까요?'

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