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언덕에서 발견한 느린 걸음의 미학

산책의 미학

by 별을 헤는 블루닷
​가끔은 길을 잃어도 좋은, 언덕 위에서의 산책

​"직선은 목적지에 빨리 닿게 하지만, 곡선은 비로소 풍경을 보게 한다."


​봄의 끝자락 혹은 가을의 입구 어디쯤일까요.

마른 풀잎들이 바람에 몸을 비비며 내는 바스락 소리가 발끝에서부터 전해옵니다.

끝없이 이어진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문득 내가 지구가 아닌 어느 낯선 행성의 능선을 걷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합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깊고 푸릅니다.

이 막막할 정도로 투명한 파란색을 보고 있으면, 그리스 신화 속 아틀라스가 떠오릅니다.

제우스에게 벌을 받아 영원히 하늘을

떠받쳐야 했던 거인.

어쩌면 우리가 짊어진 일상의 무게도

아틀라스의 하늘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하지만 이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지친 어깨를 감싸 안아주는 커다란 품처럼 느껴집니다.


​성경에는 ‘광야’의 시간이 자주 등장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땅에서 비로소

신의 목소리가 들리고 자기 자신을

대면하게 된다는 역설.

이 황량한 듯 평온한 언덕길은 현대판

광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곁에 세워진 '금연' 표지판처럼, 우리는 삶의 불필요한 연기들을 뿜어내며 소란스럽게 살아가지만, 이 길의 끝에 닿을 때쯤엔 그 모든 소음이 바람에 흩어져 사라짐을 배웁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가 지금 이 순간에도

팽창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별과 별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은

단절이 아니라,

우주라는 거대한 존재가 숨을 쉬며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요.

가끔 느껴지는 소외감이나 거리감은

어쩌면 서로가 더 온전하게 빛나기 위해 필요한 '우주의 호흡'일지도 모릅니다.

​저 멀리 굽이굽이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을 봅니다.

누군가는 앞서가고 누군가는 뒤처지지만,

결국 우리는 같은 지평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정상을 정복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 곁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의 온도와 마른 풀향기를 오롯이 느끼며 걷는 '지금'입니다.


​인연이란 것도 별자리를 닮았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국자 모양(북두칠성)처럼 단단히 묶인 것 같지만, 실제 별들의 거리는 수 광년씩 떨어져 있기도 하니까요.

멀리 있어도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그 다정한 오해 덕분에 우리는 오늘도 고독한 길 위에서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늘이 지면과 맞닿은 저곳에 서서

잠시 숨을 골라보세요.

당신이 걸어온 그 구불구불한 길들이 모여,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별자리가 되어주고 있을 테니까요.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고

​"공감의 마음❤️"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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