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지 않는 순간들
옛 추억을 떠올리며 오래된 회수권, 입장권 그리고 우표 속이야기
(잊히지 않는 순간들)
오늘 우연히 오래된 상자를 열어보았다.
그 안에는 빛바랜 종이들이 조심스럽게 담겨 있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중고생 시절에 사용했던 회수권과 입장권, 그리고 세월이 묻은 우표들이다. 손때 묻은 종이를 손에 들고 보니, 문득 지나간 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이 작은 종이들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나의 어린 시절과 그 시절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기억의 조각들이다. 먼저 손에 든 것은 중고생 회수권이다. 초록색과 붉은색으로 장식된 이 회수권은 내가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만 해도 버스비는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고, 학생 할인을 받으면 몇백 원으로 하루를 오갈 수 있었다. 회수권에는 "시내버스 승차권 중고생 "이라는 글씨와 함께 "200원, 240원"이라는 금액이 적혀 있다.
그때는 이 작은 종이 한 장이 나에게는 큰 자유를 의미했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남대문, 명동으로 나가 떡볶이를 사 먹거나, 동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곤 했다.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꿈을 꾸던 그 시절, 나는 미래에 대해 막연한 기대와 설렘을 품고 있었다.
또한 오래된 상자 속에서 발견한 입장권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정동진조각공원"이라 적힌 이 티켓은
1999년 2월 19일에 찍힌 것으로, 1000원이라는 가격이 적혀 있다.
손때가 묻은 종이를 펼치니, 그날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나는 가족과 함께 정동진에 간 적이 있다.
새벽에 달려가 해돋이를 보며 설렘을 안고
조각 공원을 걸었다.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조각상과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나눴던 대화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그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다.
이 입장권 한 장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과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담고 있는 보물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이 작은 종이는 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표들.
다양한 색깔과 그림이 새겨진 우표들은 나에게 편지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 시절에는 스마트폰도, 메신저도 없었기에 친구들과 소식을 전하려면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내야 했다.
우표를 붙이고 편지를 부치던 순간이 떠오른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국민학교 5학년 때, 여름방학 동안 펜팔 친구에게 보낸 편지다.
그 친구는 다른 도시에서 살고 있었고,
우리는 서로의 일상을 적어 보내며 우정을 쌓아갔다.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편지를 넣을 때마다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다. 몇 주 후, 답장이 도착하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 우표 하나하나에는 당시의 순수한 마음과 기다림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오래된 물건들을 보며 나는 문득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때는 모든 것이 단순하고 순수했다.
작은 것에도 쉽게 웃고, 사소한 일에도
진심으로 울었다.
세상은 넓고, 미래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나는 점점 더 현실에 발을 딛게 되었고, 그 순수함은 조금씩 흐려져 갔다.
바쁜 일상에 치여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을 잊고 살아왔던 것 같다.
이 작은 종이들은 나에게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회수권은 자유를, 입장권은 가족과의 소중함을, 우표는 기다림과 설렘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나게 해 주었다. 지금의 나는 더 이상 그때의 소년이 아니지만, 여전히 그 시절의 순수함과 꿈을 마음 한구석에 간직하고 있다.
이 물건들을 다시 상자에 넣으며, 나는 다짐한다.
앞으로는 더 자주 과거를 돌아보고, 그때의 나를 잊지 않겠다고. 세월이 흘러도 이 작은 종이들은 나에게 변함없이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삶의 소중함을 느끼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오래된 회수권, 입장권, 우표들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나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자 따뜻한 위로가 되어준다.